[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5위·한국체대)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호주오픈 2회전에 진출했다. 정현은 허리 부상을 당한 브래들리 클란(76위·미국)에게 역전 승을 거뒀다.

정현은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6천250만 호주달러·약 503억원) 남자단식 1회전에서 브래들리 클란에게 3-2(6-7<5-7> 6-7<5-7> 6-3 6-2 6-4)로 이겼다.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4강에 오르며 한국 선수의 역대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을 기록한 정현은 이번 대회에서 24번 시드를 받았다.

클란은 올해 29살로 2014년 63위까지 오른 것이 개인 최고 랭킹인 선수. 메이저 대회에서는 지난해 윔블던, 2012년과 2013년 US오픈 등 세 차례 2회전까지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투어 우승 경험이 없는 왼손잡이 클란과 첫 맞대결에서 정현은 고전했다. 클란의 강한 서브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나갔다. 

1세트에서 두 선수는 서브 게임을 지켜 게임스코어 6-6이 됐다. 정현은 타이브레이크에서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클란은 타이브레이크 포인트 3-3에서 내리 3점 따며 1세트를 가져갔다. 

2세트도 전체적 흐름은 비슷했다. 서브권을 지닌 선수가 게임을 따냈다.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는 선수는 없었다. 

다시 한 번 돌입한 타이브레이크. 타이브레이크 포인트 5-5까지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그러나 정현의 포핸드 공격이 라인을 벗어났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에서 더블 폴트를 하며 두 번째 세트까지 내주고 말았다. 

정현은 3세트 1게임에서 처음으로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흐름을 탄 정현은 게임스코어 4-1까지 앞서 나갔다. 

클란이 허리 통증으로 3세트 도중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클란은 서브의 날카로움이 사라졌고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정현은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클란을 여유 있게 공략했다. 게임스코어 5-3에서 상대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세트를 따냈다. 

4세트도 일방적 양상이 펼쳐졌다. 정현은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는 클란을 몰아붙였다. 4세트를 손쉽게 따내며 경기는 결국 5세트로 향했다. 

클란은 5세트에도 메디컬 타임아웃을 요청했다. 허리 마사지와 스트레칭을 하며 통증을 완화했다. 

게임스코어 4-4에서 정현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앞서 갔다. 정현은 5-4에서 상대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하며 3시간 37분 혈투에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해 호주 오픈에서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랭킹 4위)와 현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무너뜨렸다. 준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3위)를 만난 정현은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2세트에서 기권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랜드슬램 대회 4강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전국에 '테니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호주오픈에서 정현은 2회전에 가까스로 진출했다. 호주오픈에 좋은 기억을 갖고 있는 정현이 지난해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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