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현이 2019년 호주 오픈 남자 단식 1회전에서 포핸드 리턴을 하고 있다.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하늘이 호주 오픈 1회전에서 대역전승을 거둔 정현(23, 한국체대, 세계 랭킹 25위)을 도울 기세다. 천신만고 끝에 2회전에 진출한 정현은 지난해와 비교해 수월한 대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현은 15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브래들리 클란(미국, 세계 랭킹 78위)을 세트스코어 3-2(6-7<5-7> 6-7<5-7> 6-3 6-2 6-4)로 이겼다.

1, 2세트를 내리 내준 정현은 조기 탈락할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3세트를 따내며 기사회생한 뒤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행운의 여신은 3시간 37분의 대혈투 끝에 최종 승자가 된 정현에게 미소지었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4강 신화'에 도전하는 정현은 행운도 따르고 있다. 지난해 시드권을 얻지 못한 그의 대진은 '가시밭길' 같았다. 그러나 올해는 24번 시드를 받으며 톱 랭커들을 피하게 됐다. 

지난해 호주 오픈 1회전에서 정현은 당시 세계 랭킹 35위 마샤 즈베레프(독일)에게 기권승을 거뒀다. 2회전에서는 러시아의 강자 다닐 메드베데프를 만났고 3회전에서는 우승 후보였던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랭킹 4위)와 맞붙었다. 정현은 힘겹게 즈베레프를 3-2로 꺾은 뒤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세계 랭킹 1위)라는 거물을 만났다. 한 마디로 '산 넘어 산'이었다.

▲ 2019년 호주 오픈에서 좋은 대진표를 받은 정현 ⓒ Gettyimages

반면 올해 호주 오픈 대진은 지난해와 비교해 한결 수월하다. 2회전 상대는 세계 랭킹 53위 피에르위그 에르베르(프랑스)다. 정현은 에르베르와 2015년 호주오픈, 윔블던에서 만나 1승1패를 기록한 바 있다. 정현이 제 기량을 발휘할 경우 충분히 잡을 수 있는 상대다.

3회전이 이번 대회 최대 고비처로 예상된다. 정현이 에르베르를 잡을 경우 스탄 바르린카(스위스)와 밀로스 라오니치(캐나다, 세계 랭킹 17위)의 승자와 맞붙는다. 바브린카는 2014년 호주 오픈에서 우승한 경력이 있다. 그는 프랑스 오픈(2015년)과 US오픈(2016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상 및 슬럼프에 빠지며 4개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모두 일찍 짐을 쌌다.

라오니치는 2016년 윔블던에서 준우승했다. 두 선수 모두 만만치 않은 상대이지만 정현은 3회전에서 세계 상위 랭커들을 모두 피했다.

만약 정현이 4라운드에 진출하면 알렉산더 즈베레프와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크다. 현재 22살인 즈베레프는 남자 테니스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파이널에서 우승한 즈베레프는 지난해 호주 오픈 3회전에서 정현에 무릎을 꿇었다.

▲ 정현의 호주 오픈 2회전 상대인 피에르위그 에르베르 ⓒ Gettyimages

8강에 진출해도 현 세계 1위인 조코비치는 물론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2위)과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3위) 등 '빅3'를 모두 만나지 않는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열린 2개 대회에서 그는 모두 1회전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1회전에서 대역전승을 거두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발휘한 기량이 다시 살아날 경우 정현은 자신에게 주어진 '행운의 대진'을 충분히 살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정현은 오는 17일 에르베르와 3회전 진출을 다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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