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팀에서의 각오를 이야기하는 전유수. KT 위즈 제공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새 유니폼을 입었다. 새 각오가 샘솟는다. 새 환경에 대한 기대감과 책임감도 크다. 이런 복합적인 요소가 겹치니 몸이 저절로 움직인다. 올해 KT 유니폼을 입은 우완 불펜 전유수(33)의 상황이 딱 그렇다.

남태혁과 맞트레이드로 KT 식구가 된 전유수는 훈련에 여념이 없다. 트레이드 되자마자 경기장 근처에 집을 얻었다. 발표 후 5일도 채 되지 않아 훈련을 재개했다. 의욕적이다. 전유수는 “분위기 자체가 바뀌었다. 익숙한 곳이 아니라 새로운 곳이니 잘하고 싶은 욕망이 크다”면서 “아무래도 팀이 원해서 데려온 것이 아니겠는가. 그 기대치를 충족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상대적으로 마운드가 불안하다. 불펜도 확실한 셋업맨을 더 만들어야 한다. 그런 KT의 도약 플랜에 전유수가 있다. 지난해 성적이 주춤했지만 경험이 풍부하다. 긴 이닝도 소화할 수 있다. 그라운드 밖에서도 해야 할 일이 있다. KT 불펜은 대체적으로 젊다. 전유수가 불펜의 리더로서 후배들을 끌고 가야 한다. 성적은 리더십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 전유수가 올해 성적에 욕심을 내는 또 하나의 이유다.

전유수는 “불펜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어리다. 나보다 선배가 없다. SK에서는 위에 선배들이 많아 내가 그런 리더 몫을 할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여기서는 마음가짐이 조금 다르다”면서 “어느 정도 성적이 좀 따라와야 후배들도 잘 이끌 수 있을 거라고 본다. 개인적으로도, 팀으로도 올해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을 이어나갔다.

잘하려면 준비가 철저해야 한다. 자신의 현 상황을 냉철하게 파악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종합하면 한창 좋을 때보다 움츠러들었다. 전유수는 “(SK 마무리캠프 당시) 회전수도 재보고 했는데 평균보다 떨어지더라. 구속이 떨어지면서 바깥쪽 위주의 패턴이 이어졌다. 결과가 안 나와도 몸쪽을 써줘야 했는데 자신감이 떨어졌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서 마음가짐부터 바꿨다. 전유수는 “전체적인 변화를 줘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부터 던지기 시작한 컷패스트볼은 물론, 투심패스트볼 등 여러 구종을 연습하고 있다.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다. 다행히 충실한 관리로 몸 상태는 좋아졌다. 허리 통증도 말끔하게 털어냈다. 전유수는 “캠프에 들어가서 곧바로 30~40개 이상을 던질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전유수는 마당쇠의 상징이었다. 궂은일을 도맡았다. 남들이 힘들어하는 멀티이닝도 아무렇지 않게 해냈다. 그런 측면에서 지난 2년은 답답한 시기였다. 그래서 그럴까. 전유수는 올해 목표를 묻는 질문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원 없이 던져보고 싶다”고 껄껄 웃었다. “많이 던졌을 때 몸은 힘들어도 재미가 있었다. 던지라면 또 재밌게 던질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전유수다. 그 재미를 되찾을 기회가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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