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버 테세이라(사진)는 커리어 종착역을 향하고 있다. 테세이라는 오는 20일(한국 시간) UFC 파이트 나이트 143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낮 12시부터 스포티비와 스포티비 온, 스포티비 나우에서 볼 수 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젊었을 때처럼 끝까지 물고 늘어질 순 없다. 조금 더 지능적으로 싸워야 한다."

우직하게 정면승부를 고집했던 선수. 라이트헤비급 안에서도 완력과 맷집을 인정 받던 '돌주먹 파이터'가 달라졌다. 찰거머리 같은 어깨 부상과 노쇠화 탓이다.

어느덧 "올바른 전략을 갖고 옥타곤에 오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백전노장이 됐다. 글로버 테세이라(40, 브라질) 이야기다.

테세이라는 오는 20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 나이트 143에서 칼 로버슨(29, 미국)과 주먹을 섞는다.

열한 살이나 어린 신예 파이터와 오픈핑거글로브를 맞댄다. 커리어 마무리를 준비해야 할 시간이 왔다.

2016년 8월 UFC 202에서 앤서니 존슨에게 펀치 KO패했다. 경기 시작 13초 만에 풀썩 주저앉았다.

많은 격투 팬이 놀랐다. 조제 알도가 코너 맥그리거에게 무릎 꿇은 만큼이나 충격을 받았다.

테세이라는 종합격투기 데뷔전인 2002년 6월 이후 14년 만에 펀치를 맞고 졌다. 생애 두 번째 KO패.

챔피언 존 존스에게도 5라운드까지 물고 늘어지던, 필 데이비스와 알렉산더 구스타프손 등 체급 상위 랭커들도 정면승부 대신 아웃복싱으로 플랜을 짜야 했던 선수가 펀치를 맞고 고개를 떨궜다.

이후 퐁당퐁당 전적을 쌓고 있다. 5경기째 승패를 반복 중이다. 나흘 뒤 로버슨을 잡지 못하면 약 5년 만에 연패 늪에 빠진다. UFC와 재계약에 빨간불이 들어올 수 있다.

테세이라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을 동경하며 격투계에 발을 들였다. 순탄하진 않았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2008년엔 불법체류자로 미국에서 추방 당하기도 했다. 격투 인생 최대 위기였다.

자의 반 타의 반 브라질에 가 있던 4년 동안 아내 잉그리드 패터슨이 백방으로 미국 복귀를 도왔다. 아내 헌신으로 결국 5년 만에 미국 취업허가증인 그린카드를 얻을 수 있었다. 2013년 1월 UFC 온 폭스 6를 통해 북미 대륙으로 컴백했다.

34경기에서 27승을 거뒀다. 그중 17승을 KO로 따냈다. 라이언 베이더, 패트릭 커민스, 라샤드 에반스 등이 테세이라 주먹에 무너졌다.

통산 판정승 비율이 15%에 불과하지만 최근 파이팅 스타일에 변화를 줬다. 2017년 2월 자레드 캐노니어를 상대로 3라운드 내내 그라운드 승부를 펼친 게 대표적. 직전 5~6경기를 보면 전진을 아끼고 태클로 경기를 풀어가는 경향이 짙다.

묵직한 타격가 이미지가 강하지만 브라질리안 피를 못 속인다. 주짓수 검은 띠다. 

로버슨이 제대로 된 플랜을 짜오지 않는다면 15분 동안 주먹 한 번 휘두르지 못하고 아등바등 대다가 쓴잔을 마실 수 있다. 캐노니어가 그랬듯 말이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