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잘라먹기' 전문 김민재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부다비(UAE), 박주성 기자/유현태 기자] 세트피스가 벤투호의 무기가 되고 있다.

한국은 16일 오후 10시 30분(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알나얀 경기장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 리그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조별 리그를 3승, 조 1위로 마무리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한국이 기록한 2골 모두 '데드볼'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14분 황의조의 득점은 페널티킥, 후반 6분 김민재의 득점은 코너킥에서 나왔다. 한국은 지난 키르기스스탄전에서도 코너킥을 김민재가 받아넣으면서 승리를 낚았다. 한국은 4골 가운데 3골을 세트피스로 뽑았다.

특히 한국의 세트피스 전술에서 빛나는 선수는 김민재다. 김민재는 사실 골이 많은 선수가 아니다. 이번 아시안컵에서 데뷔 골에 이어 A매치 2호 골을 터뜨린 상황. K리그 52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은 3골이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전술적으로 움직이며 골을 잡아내고 있다. 이른바 '잘라먹는 움직임'이 핵심이다. 김민재는 두 골 모두 가까운 포스트 쪽으로 움직이면서 올라오는 코너킥에 한 발 먼저 다가서며 머리에 맞췄다. 헤딩 자체도 강력하거니와 타이밍도 빨라서 골키퍼나 수비수가 반응하기 어렵다.

김민재도 "(황)의조 형이 첫 번째로 가는 선수고 제가 두 번째로 가는 선수다. 의조 형이 '이번 코너킥 때는 너가 자르라'고 말해주신다. 골게터다보니 의조 형이 촉이 좋나 보다. 도움을 많이 받는다"며 '자르는 움직임'이 핵심이라고 밝혔다.
 
대회의 중요성과 함께 높아진 집중력도 힘이 되고 있다. 김민재는 "저도 놀랍다. 한 골을 넣은 뒤 세트피스 상황에서 더 집중하고 하다보니 득점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김민재가 세트피스의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벤투호가 얻는 점도 있다. 이미 얻은 2승 이상의 것을 찾을 수도 있다. 김민재는 "장난으로 형들에게 '이번 대회 세 골만 넣을게요'라고 하고 다녔는데. 오늘도 또 골을 넣어서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기세를 탄 상황에서 더 많은 득점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자신의 농담대로 대회 3번째 득점을 터뜨릴 수도 있다.

상대로선 골치를 아프게 할 수 있다. 김민재는 대한축구협회 프로필상 190cm의 장신 수비수다. 거구지만 발도 빠르다. 앞으로 움직이는 김민재는 어떤 팀이든 세트피스에서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김민재를 견제하다보면 다른 선수들에 대한 마크가 헐거워질 수 있다는 것 역시 장점. 정우영, 김영권, 황의조 등 한국엔 김민재 외에도 장신의 선수들이 많다.

녹아웃스테이지에선 이제 물러날 곳이 없다. 경기 내용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승리' 나아가 '우승'이란 결과다. 풀리지 않는 경기를 풀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세트피스'다. 3경기에서 3골을 세트피스로 터뜨리고 있고, 김민재가 혼자 2골을 터뜨리면서 펄펄 나는 것이 반가운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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