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우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그럴 수 있다. 유망주 때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 유망주가 아니다. 한국 축구를 책임지는 선수다. 행동과 책임이 따른다."

‘형컴’ 김형범이 이승우에게 따끔한 쓴소리를 했다. 개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알나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중국을 2-0으로 제압했다. 중국을 잡은 한국은 조별리그 3경기 무실점 3연승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승기를 잡아갈 무렵, 벤투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주세종에 이어 지동원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마지막 카드가 남은 상황. 아시안컵을 앞두고 전격 발탁된 이승우 출전에 관심이 쏠렸다.

벤투 감독의 선택은 기대와 달랐다. 구자철을 투입해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이탈리아 세리에B에서 출전 시간과 공격 포인트를 늘린 이승우 입장에서 아쉬울 법한 결정이다. 이승우는 벤투 감독 아래서 단 1분도 출전하지 못했다.

이승우는 자신의 감정을 그대로 표출했다. 구자철 투입 신호가 전달되자 물병을 걷어찼다. 벤치로 돌아가는 길에도 수건과 정강이 보호대를 던지며 아쉬워했다. 경기 후 “죄송합니다”라며 인터뷰를 거절하고 믹스트존을 빠져 나갔다.

이승우 행동에 많은 시선이 쏠렸다. 그렇다면 축구인들의 생각은 어떨까. 울산 현대, 전북 현대 등에서 날카로운 프리킥을 선보였던 김형범은 17일 유투브채널 ‘꽁병지TV’를 통해 “클럽과 대표팀은 차이가 있다. 이승우는 각급 대표팀에서 당돌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문을 열었다.

후배를 위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형범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는 그럴 수 있다. 유망주 때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제는 유망주가 아니다. 한국 축구를 책임지는 선수다. 행동과 책임이 따른다. 오늘 행동은 16~17세 대표팀 때 모습이다. 경기장에서 자신의 개성을 살리는 것은 좋지만, 많은 팬들이 보고 있다”라고 조언했다.

물론 이해를 못하는 것은 아니다. 곁에 있던 김병지는 “선수 시절 물병을 안 차본 사람은 없다. 물병을 찼을 때는 여러 이유가 있다. 오늘처럼 승리한 경기에서 그래서 많은 말이 나오지 않을까”라고 말했고, 현영민은 “스스로에게 화가 난 것이다. 뛰고 싶은 마음이 커서 그렇다. 심정은 이해된다. 성장 과정이다. 다만 대표팀 전체를 볼 필요가 있다”라고 헤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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