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정형근 기자] 4강 신화 재현은 없었다. 정현이 호주오픈 2회전에서 세계 랭킹 55위 에르베르에 패하며 탈락했다. 

정현은 17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호주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6250만 호주달러·약 503억 원) 2회전 피에르위그 에르베르(55위·프랑스)와 경기에서 1-3(2-6 6-1 2-6 2-6 4-6)으로 졌다. 

정현은 1세트 초반 자신의 경기 흐름을 찾는 데 애를 먹었다. 에르베르는 시속 200km가 넘는 강한 서브로 정현을 공략했다. 메이저대회 ‘복식’ 3회 우승자답게 화려한 네트 플레이로 포인트를 쌓았다.

정현은 첫 서브가 자주 네트에 걸렸다. 스트로크도 번번이 라인을 벗어나며 3게임을 내리 내줬다. 격차는 쉽게 좁혀지지 않았다. 정현은 정상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고 허무하게 1세트를 내줬다. 

정현의 불리한 경기 흐름은 하늘이 바꿨다. 2세트 1게임 도중 갑자기 소나기가 쏟아지며 경기가 약 40분간 중단됐다. 정현과 에르베르는 라커룸에서 대기했고, 지붕이 닫힌 후 경기가 재개됐다. 

잠시 휴식을 취하며 몸과 마음을 재정비하자 정현의 감각은 살아났다.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기 시작했다. 정현은 활발하게 움직이며 차근차근 포인트를 올렸다. 에르베르가 적극적으로 네트 플레이를 펼치자 절묘한 로브샷으로 포인트를 올렸다. 

반면 비로 흐름이 끊긴 에르베르는 흔들렸다. 정교하고 날카로운 플레이가 사라졌다. 발리 실수도 나왔다. 정현은 에르베르를 완벽히 무너뜨렸다. 정현은 2세트에서 에르베르에게 단 1게임만 내줬다.  

전체 흐름이 걸린 3세트. 정현은 서브권을 지닌 1게임에서 위기를 맞았다. 듀스 접전을 펼쳤지만 포핸드 스트로크가 라인을 벗어나며 게임을 내줬다. 

기선을 제압한 에르베르는 정현을 몰아붙였다. 절묘한 네트 플레이와 과감한 패싱샷으로 정현의 발을 묶었다. 에르베르는 게임스코어 4-2에서 다시 한 번 정현의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고 3세트를 가져갔다. 

4세트는 팽팽하게 전개됐다. 정현은 2-2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지 못하며 위기를 맞았다. 에르베르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침착하게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며 승리를 챙겼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정현은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 랭킹 4위)와 현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세계적인 강자들을 무너뜨렸다. 준결승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 세계 랭킹 3위)를 만난 정현은 발바닥 물집 부상으로 2세트에서 기권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랜드슬램 대회 4강이라는 성과를 거두며 전국에 '테니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1년 만에 다시 찾은 호주오픈에서 정현은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했지만 2회전 만에 탈락했다. 정현은 휴식을 취하며 다음 대회를 준비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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