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아시안컵 우승을 노린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한국의 경기력을 화려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단단한 맛은 확실히 있다.

뚜껑을 연 아시안컵은 예상과 달리 치열하다. 당초로 우승 후보로 꼽힌 팀은 한국을 비롯해 이란, 일본, 호주 정도다. 하지만 이 가운데 3승, 무실점으로 조별 리그를 마감한 팀은 없다. 이란은 7득점 0실점으로 조 1위에 올랐지만 이라크와 3차전에서 득점 없이 비겼다. 이라크의 저항이 만만찮아 이란도 무리하지 않았다. 일본은 오만에 2실점, 우즈베키스탄에 1실점했다. 호주는 시작부터 요르단에 0-1로 덜미를 잡히면서 자존심을 구겼다.

한국은 16일(한국 시간) 중국과 치른 조별 리그 3차전에서 2-0으로 이겼다. 한국은 앞서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을 1-0으로 이기면서 '부진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중국을 잡고 우려를 털었다. 중국전에서도 화려한 골 잔치는 없었지만 경기를 잘 통제했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한국은 조별 리그를 3승, 무실점, 조 1위로 마무리했다.

한국이 기록한 3승 무실점 기록을 눈여겨봐야 한다. 아시안컵에 나설 팀들은 모두 한국을 강팀이라고 생각하고 나선다. 수비에 힘을 쏟고, 역습은 투박하더라도 의지를 갖고 나선다. 한국이 고전했던 것은 스스로의 문제도 있지만, 버티기에 나섰던 필리핀, 키르기스스탄의 전술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을 제외하면 E조에서 1위를 차지한 카타르만 '3승, 무실점'을 달성했다.

한국은 이제 바레인과 16강전을 시작으로 녹아웃스테이지에 돌입한다. 1-0으로 이겨도, 100-0으로 이겨도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것은 같다. 고전했지만 조별 리그에서 실점하지 않고 3연승한 것은 자랑거리로 봐도 좋다.

더구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컵 대회'에서 강세를 보인 지도자다. 스포르팅CP를 이끌고 포르투갈 타사 데 포르투갈, 타사 다 리가 결승에 4차례나 올라다. 권위가 더 높은 타사 데 포르투갈은 2번 모두 우승했고, 타사 다 리가에선 2번 준우승 차지했다. 

벤투 감독은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고 유로2012에서 4강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포르투갈은 녹아웃스테이지에서 체코를 1-0으로 이겼고, 우승 팀 스페인과 준결승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탈락했다. 무실점의 힘을 볼 수 있었다.

한국의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축구공은 둥글고 어디서 일격을 당할지 모른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조별 리그에서 다소 부진했더라도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뜻. 한국은 4년 전 호주에서도 이른바 '늪축구'를 펼치며 결승까지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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