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아가메즈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장충, 조영준 기자] "제가 우리카드에 처음 왔을 때 목표는 준결승(플레이오프)에 진출해 결승(챔피언 결정전)까지 가는 것이었습니다. 5라운드에서는 잘 준비해서 전승을 하고 싶습니다."

진정한 에이스의 자격은 단순히 뛰어난 경기력에 국한되지 않는다. 강한 플레이로 선수들을 이끄는 카리스마도 필요하다. 여기에 어느 상황에서도 위축되지 않는 자신감도 중요하다.

리버맨 아가메즈(콜롬비아, 우리카드)는 위에서 언급한 조건을 모두 갖췄다. 그는 한때 세계 3대 공격수로 불렸다. 이란과 그리스 터키 리그에서 활약한 그는 유럽배구연맹(CEV) 컵 대회에서 MVP와 득점왕(2009년)을 수상했고 그리스 컵에서는 MVP 3회(2008 2010 2017) 터키 리그 MVP 1회(2013년)를 거머쥐었다.

1985년생인 그는 어느덧 30대 중반이 됐다. 4년 만에 국내 V리그에 복귀한 그는 우리카드를 '스프링 캐슬(Spring Castle : 봄의 성)'로 이끌고 있다.

우리카드는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3-0(25-21 27-25 25-19)으로 완파했다. 14승 10패 승점 44점을 기록한 우리카드는 2위 대한항공(16승 8패 승점 47점)과 격차를 줄이며 4라운드를 마쳤다.

▲ 경기 도중 선수들을 독려하는 아가메즈 ⓒ 곽혜미 기자

우리카드는 4라운드에서만 4승 2패를 기록했다. 현대캐피탈(5승 1패)에 이어 가장 좋은 성적이다. 시즌 초반 연패에 빠졌던 우리카드는 최하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며 우승 후보인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을 위협하는 팀으로 성장했다.

우리카드 상승세의 중심에는 아가메즈가 있었다. 그는 한 명의 외국인 선수를 넘어 '우리카드의 심장'이 됐다.

팀에 쉽게 융화되고 둥글둥글한 성격을 지닌 외국인 선수는 여전히 선호된다. 반면 유럽 리그에서 최정상에 올랐던 아가메즈는 자존심이 매우 강하다. 이런 선수를 관리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소통 리더십'을 내세운 신영철 감독의 노력과 구단의 배려로 아가메즈는 팀에 녹아들었다.

아가메즈는 "이번 경기에서 이겨서 매우 행복하고 팀 동료들에게 축하하고 싶다는 말을 하고 싶다"며 동료를 격려했다.

이날 장충체육관에는 4천여 명이 넘는 관중들이 움집 했다. 많은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은 점에 대해 아가메즈는 "지난 시즌을 부정적으로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팀은 과거 팬들의 성원에 100% 보답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우리카드는 점점 프로다운 팀이 되고 있다. 선수와 감독님 그리고 코칭 스태프가 모두 잘해주고 있어서 팬분들도 (그런 점을 알고) 찾아와 주시는 것 같다"고 말했다.

KB손해보험과 경기에서 아가메즈는 두 팀 최다인 33득점을 올렸다. 많은 볼을 때렸지만 공격 성공률은 63.83%를 기록했고 공격 점유율은 무려 61.04%였다.

▲ 스파이크하는 아가메즈 ⓒ 곽혜미 기자

아가메즈에 대한 의존도는 높지만 그는 강한 카리스마로 팀의 구심점 소임을 해내고 있다. 아가메즈는 "나는 항상 준비되어 있기에 언제든지 볼이 올라와도 두렵지 않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올 시즌 정규 리그도 어느덧 12경기만 남겨놓고 있다. 아가메즈는 4라운드까지 24경기에 출전해 733점을 올렸다. 득점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는 그는 공격 성공률 3위(55.54%) 오픈 공격 2위 시간차 3위 서브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아가메즈는 "시즌 초반에는 어려웠지만 우리는 힘든 시기를 극복했다"며 "지금은 동료들과 편안함을 느낀다. 앞으로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