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의 마무리로 기대를 모으는 김재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김재윤(29·KT)은 독특한 이력을 가졌다. 해외 유턴파에 투수 전향이라는 풍부한 이야기를 갖췄다. 새로운 도전은 비교적 성공적이었다. 강력한 구위를 앞세워 KT의 마무리투수로 성장했다.

첫 마무리 시즌이었던 2016년 14세이브로 출발한 김재윤은 2017년과 2018년에는 연속 15세이브를 수확했다. 지난해에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62경기에서 61이닝을 던지며 7승5패15세이브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김재윤은 “한 번도 엔트리에서 빠지지 않고 1년을 버티고 싶었다. 그런 측면에서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나름대로 만족한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런데 김재윤은 단서를 달았다. “풀타임을 버텼다는 것만 만족한다”고 했다. 오히려 “성적으로는 만족을 못한다. 그것도 많이 못한다”고 입술을 깨물었다. 이처럼 어중간한 자기 평가는 김재윤의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있을지 모른다. 프로 데뷔 당시의 불확실성은 어느 정도 걷어냈다. 그러나 다음 단계로 쉽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김재윤이 아쉬움을 느끼는 대목이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정상급 성적이라고 보기도 애매하다. 지난해 평균자책점(4.57)이 딱 그렇다. 김재윤도 고개를 끄덕인다. 김재윤은 “재작년 페이스가 좋았을 때 한 번 치고 올라갔어야 했다. 당시는 시즌 중반 이후에 체력적인 문제가 있었다”면서 “작년에는 이 문제를 어느 정도 보완했지만 스스로 많이 아쉬웠다. 딱 치고 올라갈 시기인 것 같은데 제자리에 머무는 느낌이 들었다”고 담담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김재윤은 자신의 단점을 명확하게 알고 있다. “원하는 곳에 공을 잘 던지지 못했다”는 자기 반성이다. 김재윤은 “구속은 돌아왔는데 실투가 많았다. 그래서 홈런을 많이 맞았다. 구위보다 제구에 신경을 썼어야 했다. 그러나 마무리투수다보니 힘으로만 밀어붙이려고 하는 생각이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는 이 문제를 반드시 해결한다는 각오로 겨울을 보냈다.

신경을 쓰는 건 역시 로케이션이다. 김재윤은 “주자가 있을 때 몰리는 공이 많았다. 아직도 많이 부족하다”면서 “변화구도 매년 나오는 이야기다. 좀 더 확실하게 던져야 한다. 작년에 ‘힘으로만 던지면 안 되겠구나’는 점을 많이 느꼈다”고 말을 이어나갔다. 비시즌 기간 착실히 몸을 만드는 동시에 항상 이 부분을 염두에 뒀다. 

서서히 답답함도 느낄 시기다. 그래서 그런지 각오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이강철 신임 감독 체제로 새 출발하는 팀 사정도 김재윤을 자극한다. 마무리 보직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한다. 김재윤은 “올해 마무리로 보직이 정해진 게 아니다. 워낙 좋은 어린 친구들이 많이 있다”고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일단 캠프에서 마무리로 확실한 눈도장을 받는다는 생각이다.

과정은 순조롭다. 아픈 곳도 없고, 예정대로 몸도 만들었다. 캠프도 다른 선수들보다 1주일 정도 먼저 시작한다. 김재윤은 “일단 마무리를 꿰차야 한다. 항상 욕심은 가지고 있다. 지금처럼 머물러 있는 성적에서 20~30세이브를 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보여줘야 할 때다. 더 많이 고민하고, 더 많이 노력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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