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메룬 난민 복서 이흑산이 꾸는 꿈은 변함없다. 여전히 세계 챔피언이다. ⓒ 이교덕 기자
[스포티비뉴스=마곡동, 박대현 기자] 카메룬 출신 난민 복서 이흑산(35, 본명 압둘레이 아싼)은 19일 서울 KBS아레나홀에서 열리는 복싱·종합격투기 컬래버레이션 대회 '어나힐레이션(Annihilation) 1'에 출전한다.

어나힐레이션은 티에이피(T.A.P) 매니지먼트가 주최하는 대회. 첫 대회 메인이벤트는 이중경(30, T.A.P)과 사무엘 콜롬반(33, 호주)의 OPBF 슈퍼웰터급 챔피언 결정전이다. 한국에서 5년 5개월 만에 펼쳐지는 OPBF 동양 타이틀전.

여기에 이흑산 복싱 매치가 추가됐다. 상대는 배재덕(대구대한체육관)이다.

이흑산은 18일 서울 마곡동 엠펠리체 호텔에서 66.15kg으로 어나힐레이션 1 웰터급 계체를 통과했다. 9연승에 도전할 모든 채비를 마쳤다.

2015년 8월 한국에 손을 내밀었다.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군인복싱선수권대회에 카메룬 국가 대표로 참가한 뒤 망명 신청했다.

부대 내 열악한 처우와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했다. 스스로 새장 밖으로 걸음을 뗐다. 자기 힘으로 복서 인생 새 장을 열었다.

선택은 탁월했다. 승승장구했다. 원체 복서로서 재능이 뛰어났다.

2017년 5월 복싱M 슈퍼웰터급 한국 챔피언에 올랐다. 아직 고개를 떨군 적이 없다. 프로 전적 8승 2무 전적을 쌓고 있다.

챔피언에 오르고 두 달 뒤 정부로부터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다. 망명 신청이 스스로 희망을 발굴한 거였다면 이번에는 '주어졌다'.

추방 두려움에서 벗어났다. 복싱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흑산은 지난달 27일 "목표는 세계 챔피언이다.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을 제공해 주는 한국과 회사(티에이피 매니지먼트)에 감사드린다. 정말 큰 행운이 주어진 만큼 빠른 시일 내 승리 소식을 전하겠다"고 말했다.

나이가 적잖다. 세계 챔프 꿈을 이루려면 속도를 올릴 필요가 있다. 

이흑산은 2019년을 자신의 해로 만들겠다는 확고한 목적의식으로 글로브 끈을 조여맨다.

어나힐레이션의 종합격투기 경기 매치업과 운영은 국내 단체 TFC가 맡는다. 이흑산 외에도 라이트헤비급 '종로 코뿔소' 김두환이 안드레이 벤젠과 주먹을 맞댄다. 페더급 파이터 홍준영과 임병희 매치도 주목할 만하다.

■ 어나힐레이션 1 - 김두환 vs 안드레이 렌젠 계체 결과

[슈퍼웰터급] 이중경 (69.75kg) vs 사무엘 콜롬반 (68.45kg)
[라이트헤비급] 김두환 (94.25kg) vs 안드레이 렌젠 (94.75kg)
[페더급] 홍준영 (66.30kg) vs 임병희 (66.30kg)
[웰터급] 이흑산 (66.15kg) vs 배재덕 (67.15kg/67.10kg)*
[-68kg 계약체중매치] 박진우 (67.85kg) vs 오태석 (67.85kg)
[페더급] 금동호(56.5kg) vs 박준영 (56.16kg)
[라이트급] 박종헌 (70.75kg) vs 김성현 (70.5kg)
[슈퍼웰터급] 김기태 (69.5kg) vs 윤원식 (69.7kg)
[페더급] 김민우(66.1kg) vs 이택준 (66.15kg)
*배재덕 2차 계체에서 통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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