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프로야구선수협회 FA제도 개선안 관련 기자 간담회가 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렸다. 프로야구선수협회 김선웅 사무총장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FA를 영입하려면 우리 선수를 내줘야 하는데, 누굴 내줄까요. 없어요."

한 구단 관계자가 FA 시장이 한 달 넘게 얼어붙은 시장을 지켜보며 한 말이다. 올해 FA 권리를 행사한 15명 가운데 11명이 여전히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하고 있다. 보상선수를 내줄 각오를 하고 영입할 정도로 매력적인 FA가 시장에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KBO 리그에서는 FA 등급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FA를 영입한 구단이 원소속 구단에 해당 선수의 당해 연봉의 300% 또는 당해 연봉의 200%와 보상선수를 보상해야 한다. 

구단마다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은 있었다. FA보다는 트레이드나 방출 선수를 영입해 보강하는 쪽을 선택했다. 큰돈을 쓰지 않고도 알토란 같은 선수를 영입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여겼다. FA 시장에 남은 선수들보다 기대치가 떨어져도 이런저런 비용을 고려하면 이득이라고 판단했다.

KT 위즈와 SK는 트레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KT는 투수 홍성무와 NC 내야수 강민국을 맞트레이드하고, SK 외야수 조용호를 조건 없는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지난달에는 거포 유망주 남태혁을 SK에 내주고 투수 전유수를 받아왔다. 

FA 계약 소식보다 더 눈길을 끈 삼각 트레이드도 있었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이지영은 키움 히어로즈로, 키움 외야수 고종욱은 SK로, SK 외야수 김동엽은 삼성으로 트레이드됐다. 한동안 잠잠하다 지난 17일 LG 트윈스 외야수 문선재와 KIA 타이거즈 투수 정용운이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LG는 방출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살폈다. 심수창 장원삼 등 베테랑 투수들에게 먼저 손을 내민 뒤 포수 이성우, 투수 김정후, 내야수 양종민, 외야수 강구성 등을 추가 영입해 선수층을 더욱 두껍게 했다. 두산 역시 베테랑 투수 배영수와 내야수 정병곤 등 방출 선수들에게 한번 더 기회를 주는 쪽을 선택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지난해 10월 KBO가 제시한 FA 제도 변경안을 거부했다. FA 80억 원 상한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각 구단은 FA 시장에서 행동으로 보여줬고, 결국 선수협이 3개월 만에 KBO에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상황에 놓였다.  

선수협은 지난 16일 '현행 FA 제도는 KBO가 추구하는 전력평준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선수 간 빈익빈 부익부를 더 심화시키며, 선수들의 FA 권리 행사를 원천적으로 막고 있는 불공정한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단과 선수협 모두 FA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하고 있다. 유독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지금, 서로 이해와 양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계속해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스토브리그'란 표현을 쓰기 멋쩍은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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