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용택이 LG와 FA 재계약에 합의했다. 단 가족과 대화를 위해 발표는 20일로 미뤘다.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엔딩을 아는 게임을 하는 것 같다. LG와 박용택의 FA 계약은 '잔류'라는 결말만 정해져 있을 뿐 과정은 여전히 궁금증을 낳고 있다. 

박용택은 지난해 1월 시무식을 마치고 FA 직전 시즌이라는 말에 "FA는 원래 4년 계약 아니냐"라며 웃어 넘겼다. 그러나 시즌을 마친 뒤 협상 테이블에서 박용택은 구단에 '2년 계약을 원한다'고 역제안했다. 3000안타 욕심은 내려 놓고 깔끔한 마무리를 택했다. 

기간에는 합의했으나 결론은 나지 않았다. 계약 기간과 달리 금액에서는 서로가 바라보는 지점이 달랐다. 그 사이 박용택은 가족과 함께 개인 훈련을 떠났다. 마침 차명석 단장도 캠프 사전 답사로 출국할 일이 잦았다. '2019년에 다시 만나자'는 약속만 남긴 채 시간이 흘렀다. 

다시 협상 테이블이 차려진 것은 18일. 차명석 단장은 17일 "이제는 사인해야 한다. 사인하기 전에는 못 나가게 문 잠가놓겠다"며 여유를 보였다. 그런데 LG는 18일 오후 '박용택과 FA 재계약'이라는 공지를 하지 못했다. 

구단은 대신 "선수가 구단의 프랜차이즈 예우 제안에 대해서 가족과 대화할 시간을 보내고 싶어했다"고 밝혔다. 

'사인에 근접했다'는 미국 언론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보통 계약 조건에 합의하고 신체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을 의미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박용택의 경우는 다르다. '가족 회의'를 마친 뒤에야 최종 결과가 나온다. 엔딩 전 마지막 퀴즈다. 

영구 결번은 기정 사실로 보인다. 눈에 띄는 개인 타이틀은 논란을 낳았던 2009년 타율 1위 뿐이지만 대신 꾸준했다. 올해 KBO 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했고, 이 기록을 전부 LG 유니폼을 입고 쌓았다.

가족과 대화가 필요한 사안이라면 외국 연수가 유력하다. 자녀의 진로와도 연결될 수 있는 점인 만큼 가족의 동의가 박용택 개인의 선택보다 우선일 수 있다. 

혹은 가족은 원하지만, 구단은 코치를 제안하는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외국 구단 연수가 아니더라도 가족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내용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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