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벤투 감독과 이승우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아부다비(UAE), 박주성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공식 입장을 발표하며 이승우 기용 압박 보도에 선을 그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이승우를 쓰든, 안 쓰든 책임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진다는 것이다.

대한축구협회는 18(한국 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2019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현장 취재단에 일명 이승우 기용 압박 보도에 대한 공식 입장을 전했다. 한 국내 유력 일간지는 대한축구협회 측이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1분이라도 좋으니 이승우를 출전시켜 주면 안 돼냐"고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국내 A매치를 포함 아시안게임 전후로 여러 차례 직간접적인 시도가 있었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

협회는 이 보도가 나오자 시간을 오래 끌지 않고 빠르게 대응했다. 협회는 "벤투 감독이 선임 직후 첫 미팅에서 강력하게 요구한 것이 선수 소집과 선발 명단 전권을 보장해달라는 것"이라며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부분은 대한축구협회는 감독과 테크니컬팀의 모든 결정을 존중하고, 최선의 지원을 하고 있으며, 선수선발 및 기용은 감독의 고유권한임을 다시 한 번 말씀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현재 축구 이외의 외부적인 것들로 인해 경기, 대회에만 집중해야 하는 팀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앞에 만보고 치열하게 달려가도 우승을 하기 어려운데, 여러 가지 다른 요소에 에너지를 뺏기고 있는 상황이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선수단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를 부탁드린다. 감사드린다며 선수 기용과 선발과 관련한 논란에 공식 발표를 마쳤다.

그렇다면 벤투 감독은 왜 이승우를 쓰지 않는 것일까? 먼저 이승우의 상황을 보면 그는 예상치 못한 나상호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다. 벤투 감독 부임 후 단 8분을 뛰었다. 코스타리카전 후반 37분 손흥민과 교체돼 들어간 것이 유일하다. 이후 칠레, 우루과이, 파나마전 등 이승우는 벤치만 지켰다. 이어 11월 명단에서는 아예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다.

당시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왜 뽑지 않았냐는 질문에 소속팀에서 활약이 미미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지금 이승우 포지션에 경쟁이 치열하다고 말할 수 있다. 동일 포지션에 능력과 경험이 좋은 멀티 플레이어들이 포진됐다. 지난 소집 때 이승우가 발탁이 됐지만 활용을 많이 못했다. 이번에는 발탁이 안 됐다. 추후에 어떻게 상황이 전개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며 이승우보다 능력이 뛰어난 선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후 이승우는 소속팀 엘라스베로나에서 조금씩 입지를 넓혔고, 최근에는 이번 시즌 첫 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상승세에 올랐다. 그럼에도 벤투 감독은 이승우를 기용하지 않고 있다. 이에 많은 팬들이 물음표를 던졌고, 협회의 압박이 있었다는 기사까지 나왔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승우를 쓰든, 안 쓰든 책임은 모두 벤투 감독이 진다는 것이다. 감독은 모든 권한을 갖고 있다. 동시에 모든 책임을 지는 자리에 있다.

이승우를 쓰고, 안 쓰고는 벤투 감독이 결정할 일이다. 동시에 책임도 따른다. 분노한 이승우가 물병과 수건을 걷어차고, 정강이 보호대를 집어 던져도 벤투 감독은 자신의 판단에 따라 행동할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냉정할 수 있지만 감독은 그런 자리다.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을 원하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엄청난 부담을 받고 있는 벤투 감독. 우리가 봐야 할 것은 한 선수의 기용 여부가 아니라 벤투 감독이 이끄는 원팀대표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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