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왼손 투수 김호준 ⓒ 잠실, 김민경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배고팠던 선수죠. 돈을 내면서 야구를 했던 선수니까."

두산 베어스 관계자는 어린 나이에도 절실하게 야구를 하는 좌완 김호준(21)을 칭찬했다. 김호준은 원주일산초-성일중-안산공고를 졸업한 뒤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팔꿈치 수술과 옆구리 부상 여파였다. 김호준은 포기하지 않고 독립 야구단인 파주 챌린저스에 입단해 선수 생활을 이어 갔다. 그리고 지난해 두산과 육성선수 계약을 맺었다. 

2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뛰면서 눈에 띄게 성장했다.  퓨처스리그 48경기에서 4승 1패 5세이브 4홀드 60이닝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직구 구속은 최고 147km까지 끌어올렸다. 제구가 되는 147km짜리 공은 묵직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어 던진다. 슬라이더는 자신 있고, 포크볼은 아직 다듬는 과정에 있다.

김호준은 지난해 11월 콜롬비아에서 열린 23세 이하 야구월드컵 대표로 뛰면서 한 뼘 더 자랐다. 당시 그는 2군에서 처음 풀타임 시즌을 치르고 나간 대회라 많이 지쳐 있었다. 팔도 잘 안 올라가는 상태에서 힘겹게 공을 던졌는데, 결과는 9⅓이닝 2실점으로 나쁘지 않았다.

김호준은 "팔도 안 올라가는데 억지로 던졌다. 그래서 시즌 때 좋았던 폼도 다 바뀌었다. 근데 막상 마운드에 오르니까 폼은 생각나지 않았다. 1점도 주면 안 되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폼이 좋든 안 좋든 경기에만 집중해서 타자와 싸움만 생각했다. 그래서 결과가 나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정재훈 두산 불펜 코치는 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김호준의 바뀐 폼을 지적하면서도 힘이 되는 말을 해줬다. 정 코치는 김호준에게 "대회에 가기 전과 폼이 완전히 바뀌었다. 그래도 9⅓이닝 2실점을 했으면 잘 던지고 온 거다. (김)호준이가 한 단계 더 성장했다고 본다"고 격려했다.

▲ 김호준은 오는 31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진행하는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 두산 베어스
김호준은 1군 마운드에 서는 확실한 목표를 품고 차근차근 2군에서 준비해왔다. 정 코치는 지난해 2군 코치로 있으면서 김호준이 조급해지려 할 때마다 마음을 잡아준 든든한 조력자였다. 김호준은 "완벽하게 만들고 올라가도 늦지 않다는 말을 정말 많이 해주셨다. 이도저도 아닐 때 올라가서 못 던지는 것보다 확실하게 만들고 가서 던지는 게 낫다는 말을 듣고 급한 마음이 많이 사라졌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11월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 캠프부터 조금씩 욕심을 냈다. 권명철 수석 코치는 당시 투수 훈련을 이끌며 선수들에게 "여기서 몇 명은 추가로 1군 캠프에 갈 수 있으니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했다. 김호준은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했고, 오는 31일부터 진행하는 일본 오키나와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호준은 "기대 반, 설렘 반이다. 기회가 왔다고 생각한다. 훈련량이 많아서 힘들 테니까 몸을 확실히 만들어 오란 이야기를 들었다. 체력은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도 느꼈던 문제다. 시즌 끝나고 딱 5일만 쉬고 지금까지 계속 운동을 했다. 올해는 지난해 부족했던 것들을 더 확실하게 만들어서 잘해야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올해는 반드시 잠실 마운드에 서겠다고 다짐했다. 김호준은 "잠실 마운드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휴식기 때 서머리그가 열려서 한 번 서봤다. 기분이 이상했는데 말로 설명은 못하겠다. 1군 경기에서 오르면 기분이 또 다를 것 같다. 마운드에 오르면 내가 김호준이라는 걸 보여줄 수 있게 공을 던져 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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