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시상식이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 메르디앙 호텔에서 열렸다. 홈런상, 타점상을 수상한 퓨처스 남부 리그 문상철이 수상 소감을 말하고 있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군에 가기 전에 계시던 코치님들이 한 분도 안 계세요. 선수단 구성도 많이 바뀌었습니다. 모르는 친구들이 많아졌어요” 

KT의 2019년 기대주 중 하나인 문상철(28)은 2년의 군 복무 기간 중 많은 것이 바뀌었다고 이야기한다. 이강철 감독 부임으로 코치진이 싹 바뀌었다. 2년 사이 팀을 떠난 선수도, 팀에 새로 합류한 선수도 적지 않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변화가 있다. 바로 선수 자신이다. 2년의 기간 동안 많은 성장을 이뤘다. 자연스레 기대치도 올라간다. 

지난 2년간 퓨처스리그(2군)를 지배한 이름 중 하나가 문상철이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군 복무를 한 문상철은 2017년 91경기에서 36개의 대포를 터뜨리며 세간을 깜짝 놀라게 했다. 지난해에도 좋은 성적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94경기에서 타율 2할 9푼 8리2할9푼8리, 22홈런, 7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78을 기록했다. 발목 부상을 안고 낸 성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기회가 성적을 만들었다고 말하는 문상철이다. 문상철은 “폼이나 기술적인 부분에서 큰 변화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경기에 자주 나가다 보니 좋아진 것 같다. 꾸준히 뛰니 안 좋을 때 빨리 올라올 수 있었고,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다”면서 “딱히 기록을 생각하고 군대에 간 것은 아니지만 나만의 기대치는 조금 생긴 것 같다. 가기 전보다는 정신적으로 성숙해진 것 같다”고 지난 2년을 담담하게 돌아봤다. 

성적도 성적이지만 자신의 루틴을 만든 것이 가장 큰 성과였다. 문상철은 “군에서는 원래 잘하는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내는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는 그 비결을 조금 알 것 같다. 시간이 많으니 자기만의 루틴을 만들 수 있다. 선배님들이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고 했다. 2년의 생활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는 점에서 자신도 좋은 점수를 준다. 

그러나 환한 미소는 없다. 오히려 긴장감이 감돈다. 문상철의 자기 판단은 냉정하다. “가기 전이나 지금이나 내 자리는 없다”고 강조한다. 문상철은 “가기 전에 엄청나게 잘했던 선수도 아니다. 군에서 잘했다고 해서 구단이 내 자리를 만들고 기다리는 것 또한 아니다”라면서 “내가 만들어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군 복무를 마치자마자 자신을 괴롭혔던 발목 수술을 받았다. 재활은 마무리 단계다. 애리조나 1차 캠프 참가는 문제없다. 그래도 방심은 없다. 발목과 허리가 말썽이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문상철은 “아프면 낫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못해서 받는 스트레스보다 아파서 받는 스트레스가 더 크다”면서 “안 아프고 건강하게 많은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1차 목표를 짚었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올해 이루고 싶은 더 큰 포부가 있다. 당연히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군에 가기 전보다는 한 뼘 자란 것도 느낀다. 자리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신만의 장점으로 돌파한다는 심산이다. 

문상철은 “군대에서 2년간 1루를 보며 여러 상황이 몸에 익었다”면서 “방망이를 쳐야 한다. 가장 자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것저것 애매한 것보다는 확실한 하나를 쥐고 가겠다. 내가 좋은 부분을 더 끌어내고 싶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2년의 상승세를 1군 무대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와 함께 문상철이 또 다른 출발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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