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연으로의 발돋움을 노리는 오태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오태곤(28·KT)은 지난해 팀에서 가장 바쁜 야수 중 하나였다. 팀 사정에 따라 여러 포지션, 그리고 여러 타순을 소화했다. 2017년 135경기에 이어 지난해 128경기에 나가며 팀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야수로 자리했다.

오태곤은 여기에 나름대로 의미를 둔다. 오태곤은 “주전들이 빠졌을 때 이를 채우기 위해 왔다 갔다 했던 것 같다. 팀으로서는 중요한 일이고, 아무나 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물론 주전들이 더 중요하겠지만 주전 선수들이 컨디션이 안 좋을 때나 슬럼프에 빠졌을 때 그런 부분을 채워주는 게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실제 오태곤은 팀이 필요할 때 그 자리에 있었다. 기록에서 잘 드러나지 않는 가치다. 여러 임무를 수행하면서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활약에 대해 만족하는 것은 아니다. 오태곤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부분은 있었다. 그러나 (성적이) 내 기대치에는 많이 부족했다”고 인정한다. 

사실 속에 품은 목표는 컸다. 오태곤은 “3할이나 정규타석, 혹은 두 자릿수 홈런과 같은 기록들을 마음속에 새기고 시작했는데 잘 안 됐다”면서 “일단 출루율이 너무 낮았다. 3할이 어렵다면 홈런 20개는 치고 싶었는데 이도 부족했다. 팀 승리에 기여하려면 타율보다 출루율이나 타점과 같은 기록이 더 중요할 수도 있는데 좀 많이 아쉬웠다”고 돌아봤다.

올해는 중요한 시기다. ‘멀티플레이어’로 만족할 수는 없다는 게 오태곤의 생각이다. “확실히 한 자리를 잡았다면 이리저리 옮겨 다닐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하는 오태곤은 “모든 선수들이 베스트 나인을 꿈꾸는 게 아니겠는가. 선수들은 모두 프랜차이즈 스타나 3할 타자와 같은 꿈을 꾼다. 나도 마찬가지다”고 웃었다. 

소금도 가치있지만, 이왕이면 빛이 되어보고 싶은 게 당연하다. 지난 2년간 발판을 만들었기에 아주 막막한 목표도 아니다. 오태곤은 “몸을 잘 만들어서 캠프에서 한 자리를 차지한 뒤, 나만의 해로 만들고 싶은 게 목표”라고 강조하면서 “팀이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해 중간에서 돕는 것도 목표다. 지난해 팀이 9위를 했지만, 우리는 꼴찌에서 탈출했다고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 멤버가 9~10위를 할 팀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인의 성과와 팀의 성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좇는 셈이다. 오태곤은 “현재 몸 상태가 괜찮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하겠다, 노력하겠다는 말은 필요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무조건 잘해야 하는 시기다. 연습을 많이 한다고 잘하는 것도 아니다. 핑계대지 않겠다”며 올해는 무조건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를 악문 오태곤의 업그레이드 시도가 이제 본격적인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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