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9년 호주 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로저 페더러를 꺾고 세리머니를 하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정현(23, 한국체대, 세계 랭킹 25위)이 지난해 호주 오픈을 뒤흔들었다면 올해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21, 그리스, 세계 랭킹 15위)가 있다.

치치파스는 20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38, 스위스, 세계 랭킹 3위)를 세트스코어 3-1(6<11>-7 7-6<3> 7-5 7-6<5>)로 이겼다.

매 세트 페더러와 접전을 펼친 그는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8강에 진출했다.

1998년생인 치치파스는 알렉산더 즈베레프(22, 독일, 세계 랭킹 4위)와 남자 테니스 미래를 이끌어갈 기대주로 평가받았다. 그는 지난해 10월 남자 프로 테니스(ATP) 투어 스톡홀름 오픈에서 우승했다. 생애 처음으로 ATP 투어 정상에 선 그는 2017년 정현이 우승했던 넥스트 제네레이션 파이널에서도 우승 컵을 들어 올렸다.

▲ 2019년 호주 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스테파노스 치치파스 ⓒ Gettyimages

지난해 꾸준하게 좋은 성적을 거둔 치치파스는 세계 랭킹을 15위까지 높였다. 그는 지난해 호주 오픈에 출전했지만 1라운드에서 떨어졌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16강에 진출했고 8강으로 가는 길목에서 자신의 우상인 페더러를 만났다.

경기를 마친 치치파스는 공식 인터뷰에서 "페더러는 우리 스포츠(테니스)의 전설이며 수년간 존경심을 받고 있다"며 "6살 때부터 그는 나의 우상이었다"고 말했다.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자신의 우상을 이긴 점에 대해 그는 "꿈이 실현됐다. 우승까지 할 수 있을지는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치치파스보다 무려 17살이 많다. 치치파스는 페더러가 한창 주니어 유망주로 주목받을 때 태어났다. '살아 있는 테니스의 전설'로 불리는 페더러는 4개 그랜드슬램 대회(호주 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에서 20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특히 호주 오픈에서는 통산 7회 및 3년 연속 우승을 노렸다. 불혹을 눈앞에 두고 전성기 기량을 되찾은 페더러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내내 치치파스와 접전을 펼쳤던 그는 3시간 45분간 진행된 승부에서 승자가 되지 못했다.

▲ 2019년 호주 오픈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스테파노 치치파스에게 패한 뒤 관중들의 갈채를 받으며 코트에서 퇴장하는 로저 페더러 ⓒ Gettyimages

페더러는 "엄청난 후회를 했다"며 경기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냈다. 치치파스에 대해서는 "그가 최고의 플레이를 하는 것을 오랫동안 직접 봤다"며 칭찬했다.

치치파스는 8강전에서 로베르토 바우티스타 아굿(스페인, 세계 랭킹 24위)을 만난다. 치치파스는 "여전히 집중해야 하고 더 많은 목표를 성취해야 한다"며 흥분을 가라앉혔다. 그는 "이 승리는 좋은 이정표다. 겸손함을 유지해야 하며 더 큰 무엇인가를 위해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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