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사진)가 플라이급 폐지를 반대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표정이 밝았다. 플라이급 챔피언 얼굴이 5개월 만에 활짝 폈다.

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했다는 개인적 기쁨만 느낀 게 아니다. 헨리 세후도(32, 미국)는 체급 가치를 증명해냈다는 사실에 더 큰 만족감을 보였다.

20일(한국 시간) 미국 브루클린 바클레이스센터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143 메인이벤트에서 세후도는 TJ 딜라쇼(33, 미국)를 잡고 포효했다. 지난해 8월 드미트리우스 존슨에 이어 챔피언을 또 한 명 잡아내는 '깜짝 실적'을 거뒀다.

32초 만에 펀치 TKO로 밴텀급 챔프를 무너뜨렸다. 열세라는 경기 전 예상을 보기 좋게 잠재웠다. 

32초는 UFC 타이틀전 역사상 다섯 번째로 빠른 종료 시간이다.

세후도는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내 발차기에 관자놀이를 맞은 딜라쇼가 순간적으로 휘청하는 게 보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딜라쇼) 몸이 뻣뻣해지더라. (정신을 잃진 않았지만)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 레프리가 좋은 타이밍에 잘 말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승리는 세후도 개인의 승리가 아니다. 미래 플라이급 챔프를 꿈꾸는 모든 125파운드 선수들의 승리다. (플라이급을 무시하는) 여러 시선을 머쓱하게 만든 기분 좋은 사건"이라고 덧붙였다.

플라이급 폐지설을 낳고 퍼트리며 공감했던 이들에게 날카로운 경고장을 날렸다고 언급했다. 더불어 32초 만에 타격으로 화끈하게 승리한 '내용'까지 거론했다. 

플라이급을 재미없는 체급이라 터부시한 사람에게 반박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현 라이트급 챔프도 세후도 말을 거들었다.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1, 러시아)는 트위터에 세후도 승리를 축하하며 "플라이급을 폐지하면 안 된다"고 힘줘 말했다.

"세후도는 격투 스포츠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가운데 한 명이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UFC 챔피언이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한가. 환상적인 업적을 남겼다"고 적었다.

여기에 "국가를 대표해 올림픽에 나간 선수는 전혀 다른 레벨의 체육인"이라며 "(1차 방어를) 축하한다"고 전했다.

데이나 화이트(Danawhite) 대표 이름과 '플라이급을 구하라(saveflyweight)'란 문장을 태그로 걸어놨다. 

하빕은 "플라이급 선수도 모두 가족을 부양해야 할 가장들"이라면서 "돈이 필요한 사람 일터를 뺏는 건 안 될 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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