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현.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LG 투수 이동현은 20일 호주 전훈 선발대로 출발하기 전 구단과 연봉 계약을 했다.

무려 5억 원이 삭감된 금액에 도장을 찍었다. 이동현은 3년 전 FA 계약을 하며 3년 30억 원에 사인한 바 있다. 연봉도 6억 원이나 됐다. 하지만 계약 기간이 끝난 뒤 83.3%나 연봉이 깎였다.

할 말 없는 계약이었다. 이동현은 계약 기간 3년 동안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3년간 9승을 거두는데 그쳤고 9세이브와 14홀드를 기록했을 뿐이다. 지난해는 최악의 시즌이었다. 2승1패4홀드, 평균 자책점은 7.93이나 됐다.

새로운 시즌을 맞게 되는 이동현의 각오가 남다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만에 하나 2019년 시즌까지 허송세월을 한다면 이젠 은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올 시즌엔 어떻게든 부활에 성공해야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게 된다.

▲ 이동현. ⓒ한희재 기자
출국에 앞서 만난 이동현은 "내가 그동안 꿈속에서 살았던 것 같다. FA 계약을 맺은 뒤 꿈 같은 시간들이 지나갔다. 연봉 많이 받고 FA 했던 시간이 잠깐 꿈꿨던 것 같이 지나가 버렸다. 이제 연봉만큼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시키는 대로 다할 생각이다. 연봉이 대폭 삭감된 뒤 그 꿈에서 깨어났다. 이제 정말 다시 시작한다는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즌을 준비하는 테마는 '처음부터 다시'이다. 자기 야구를 고집하지 않고 신인의 자세로 처음부터 배워 간다는 계획이다.

이동현은 "신인처럼 야구 할 생각이다. 코칭스태프에서 시키는 대로 할 것이다. 코칭스태프에서 지적하고 지시하는 대로 훈련하며 새롭게 시작한다는 계획만 세워 놓고 있다. 이제 꿈에서 깨어나 현실을 직시해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신인 때 그랬던 것처럼 팀에서 필요로하고 원하는대로 준비할 것이다. 야구는 자꾸 진보한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여야 한다. 얼마 남지 않은 야구 인생을 불태울 생각이다. 아직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철저하게 자신을 비우고 욕심을 버리고 팀이 원하는 야구를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이동현이 포기하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스피드다. 스탯티즈에 따르면 이동현은 지난해 시속 139.2km의 공을 던졌다. 평균적으로 보면 더 이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하기 어렵다.

이동현의 생각은 다르다. 여전히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성과를 본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동현은 "지난 시즌 전체적으로 스피드가 잘 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시즌 중 최고 148m까지 찍은 적이 있다. 그 감각을 되찾는 것이 목표다. 올 시즌에도 그 구속을 찍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스피드 향상에 신경을 쓰다 보면 전체적으로 평균 스피드도 오를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 경험이 있기 때문에 결코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광속구 투수까지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스피드가 유지되는 투수라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꿈길에서 걸어나와 다시 현실과 마주한 이동현. 처음부터 다시 시작될 그의 야구가 어떤 결말을 맺게 될 것인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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