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 바레인보다 강했지만 압도하지 못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한준 기자] 한국은 바레인을 제치고 2019 AFC 아시안컵 8강에 오를 자격이 있었다. 하지만 4연승을 달린 한국의 전력은 대회 전 압도적 우승후보로 꼽힐만한 모습은 아니었다.

한국은 현지시간 22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바레인과 16강전에서 연장 전반 추가 시간 2분에 나온 김진수의 헤더 득점으로 2-1 승리를 거뒀다. 전반 44분 황희찬의 득점으로 기선을 제압했으나 후반 32분 알로마이히에게 동점골을 내주며 공세를 허용했다.

객관적 전력과 경기 내용에서 한국이 우세했다. 볼 점유율 70.5%를 기록하며 일방적인 경기를 했다. 하지만 슈팅 숫자는 오히려 바레인이 많았다. 한국이 16회, 바레인이 17회의 슈팅을 시도했다. 유효 슈팅은 한국이 두 차례, 바레인이 4차례였다. 한국은 주세종의 중거리 슈팅이 골 포스트를 때려 득점에 근접한 기회는 더 많았다. 슈팅의 질도 높았다.

하지만 대회 내내 이어지고 있는 패스미스와 집중력 저하로 위기를 허용했다. 실점 상황은 황희찬이 부상으로 쓰러진 시점에 발생했지만, 후반 25분 자말 라시드의 왼발 감아차기 슈팅은 김승규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 동점골을 내준 한국 ⓒ연합뉴스


전반적으로 바레인이 결정적 역습 상황에서 패스가 투박했고, 마무리 슈팅 정확성이 크게 떨어진 점이 다행이었다. 바레인은 수비 조직과 신체 능력에서 조별리그 C조에서 만난 팀보다 강했으나 기술적으로는 필리핀, 키르기스스탄보다 부족한 플레이를 했다. 실제로 바레인은 조별리그에서 필드골은 한 골 밖에 넣지 못했다.

한국은 황인범이 여러 차례 위협적인 패스를 뿌렸지만 문전을 메우고 황의조와 손흥민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은 바레인의 수비 그물을 흔드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조별리그부터 같은 양상의 경기가 이어지고 있다. 대회 초반에는 녹아웃 스테이지에 초점을 맞춘 체력 상태의 이유가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조별리그를 마친 뒤 5일을 쉬었다. 조직력이 올라올 만한 시간도 흘렀다.

대표 팀이 한국을 떠난 지 한달이 됐다. 현지 적응이 되고도 남았을 시간이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를 확실히 제압할 수 있는 실력을 보이지 못했다. 바레인과 한국의 경기를 놓고 보면 한국이 이기는 것이 정당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제 8강에서 만날 수 있는 팀들의 전력을 두고 보면 4강을 확신하기 어렵다. 나아가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란의 지난 경기력과 비교하면 한국의 우세를 예상하기 어렵다.

▲ 8강에 갔지만 기성용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바레인은 동점골을 넣고 시간을 끌었다. 경기 내내 부정확하던 크로스가 연장전 한 차례 적중해 결승골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8강도 장담하기 어려웠다. 자칫 승부차기로 이어졌다면 바레인이 8강 진출로 이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었다. 

한국은 여전히 아시아 최고 수준의 선수를 두루 보유했고, 국제 경험이 풍부한 팀이다. 하지만 그만큼 낱낱이 분석되었고, 상대 팀은 한국 대응법을 만들었다. 그리고 한국은 좀처럼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결국 진땀승을 이어가며 실력 차이를 보여주고 있지만 8강전에는 개선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상황에 핵심 미드필더 기성용이 이탈하고, 이재성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우려된다. 후반전 교체 자원으로 들어간 지동원과 이승우가 공격적으로 예리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점도 아쉽다. 황인범과 황희찬의 패기 넘치는 플레이가 빛나고 있지만, 아시안컵 챔피언이 되기엔 채워야 할 점이 많다. 8강에 올랐지만 희망보다 우려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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