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서울, 곽혜미 기자] KBO 기술위원회 첫 회의가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도곡동 KBO 야구회관에서 열렸다. KBO 김시진 기술위원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야구회관, 정철우 기자]올 시즌이 끝난 뒤 열리는 프리미어 12와 2020 도쿄 올림픽 야구 대표팀을 이끌 감독 후보의 우선 순위가 정해졌다.

KBO 기술위원회는 23일 야구회관에서 2차 회의를 열고 대표팀 전임 감독 후보군을 추렸다.

김시진 기술위원장은 회의가 끝난 뒤 "우선 후보 3명과 예비 후보 2명에 대한 평가 작업을 했다. 그 결과 접촉 순번이 정해졌다. (정운찬)총재님께 우리 의견을 전달했다. 곧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3명의 후보 중 우선 순위를 정했고 곧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곧바로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뜻대로 일이 진행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다.

KBO와 기술위원회의 제안을 최종 후보가 덥석 받아들 것이라고 여긴다면 큰 오산이다. 뜻 있는 야구인들 사이의 분위기를 읽어야 한다.

한 야구 원로는 "정운찬 총재가 국정감사장에서 선동열 전 감독에게 큰 실례를 했다. 한 개인이 아니라 야구인들 전체가 충격을 받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선 감독도 결국 그 때의 발언이 사퇴에 중요한 몫을 차지했다고 봐야 한다"며 "이번 감독은 그 자리를 이어 받게 된다. 선 감독의 사퇴에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꼭 필요한 인재라면 KBO가 지극 정성을 다해 모신다는 생각을 해야 할 것이다. 감독 자리 준다고 덥석 받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재는 지난해 국감장에서 국가대표팀의 뿌리를 흔드는 발언들을 내놓은 바 있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제는 불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고 선 감독이 보다 자세하고 폭 넓은 관찰을 위해 TV를 통해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는 대목에 대해서도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명 선수 출신이 좋은 감독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데도 동의했다. 선 감독에게 모두 뼈 아픈 말들이었다.

문제는 비단 선 감독만의 실망이 아니었다는 점이다. 정 총재의 발언을 들은 수많은 야구인들이 상처를 받았다.

정 총재가 뒤늦게 발언의 취지가 왜곡 됐다고 사과했지만 한 번 돌아선 야구인들의 마음은 여전히 등을 돌리고 있다.  

때문에 후임 감독 선임 작업이 적잖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선 감독이 불명예 스럽게 물러난 자리를 이어 받는다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전임 감독은 모든 야구인들이 한 번쯤은 꿈꿔봤을 선망의 자리가 돼야 한다. 하지만 현재 상태의 한국 야구 국가대표감독은 그 존재부터 부정을 당했던 자리다.

국정감사 이후 빠르게 사과하고 기술위원회를 부활하는 등 개선책을 내놓았지만 상처 받은 자존심이 하루 아침에 치유되는 것은 아니다.

만에 하나 KBO가 선임하기로 한 감독이 국가대표 감독직을 고사하게 된다면 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KBO는 총재 리더십에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좁혀진 후보들 사이에서 최종 후보를 낙점할 때 보다 조심하고 신중해야 하며, 일단 결정이 나면 정중하게 모시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 과정에 모자람이 생긴다면 KBO는 더 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과연 KBO가 리더십의 상처 없이 원만하게 감독 선임 단계까지 이를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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