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에 대한 '성폭행 의혹'를 부인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지방법원, 정형근 기자 / 배정호 영상 기자] “심석희에게 미안하다”고 한목소리를 냈지만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23일 수원지방법원에서 쇼트트랙 심석희를 포함해 4명의 선수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에 대한 항소심 공판이 열렸다. 
 
재판부가 상습상해와 성폭력을 별개의 문제로 보면서 검찰은 공소사실을 추가할 수 없었다. 검찰은 조 전 코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다. 

조 전 코치는 최후 변론에서 “최고의 선수로 육성하고 싶었는데 잘못된 지도방식으로 선수들에게 상처를 줘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조 전 코치는 ‘성폭행 의혹’은 전면 부인했다. 심석희는 지난해 12월 자신이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14년부터 지난해 평창 올림픽 개막 2달여 전까지 조 전 코치로부터 수차례 성폭행과 강제추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긴 고소장을 경찰에 제출했다.

조 전 코치의 변호인은 “피고인(조재범)은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 폭행은 인정하나 그 이후 성적인 부분은 없었다고 꾸준히 말했다”고 밝혔다.  

전명규 한체대 교수도 심석희와 관련된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은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감사에서 "심석희가 폭행을 당한 뒤 기자회견을 하려는 것을 전명규가 막았다"고 주장했다.

전 교수가 해당 사실을 부인하자 전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전 교수는 녹취록에서 "(심석희가) 기자회견 하려고 했었어. 맞자마자. 그다음 날 기자회견 하려는 걸 내가 막은 거야. 새벽 1시까지 얘기하면서"라고 말했다. 

당시 전 교수는 "올림픽이 코앞이라 심석희가 빨리 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표현을 잘못한 것 같다"며 기자회견을 막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지난 21일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도 전 교수는 자신의 생각을 고수했다. 그는 "(심석희의) 기자회견을 막은 게 아니다. 기자회견을 나중에 해도 되지 않느냐, 지금은 평창 올림픽 경기력을 위해서 집중해야 할 때 아니냐고 얘기한 것이다. 심석희가 내 뜻을 이해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전 교수는 "성폭력과 관련해서 난 전부 알 수 없다. 알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조재범 전 코치가 심석희를 상습 폭행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심석희는 어려서부터 조재범 전 코치에게 스케이트를 배웠고, 한국체대에 입학해서도 대표팀 소속으로 선수촌에서 훈련했다. 책임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심석희에게 미안하고 여러분께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 전명규 한체대 교수. ⓒ곽혜미 기자

심석희 측은 조재범의 ‘성폭행 혐의 부인’에 대해 분노했다. 

심석희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세종의 임상혁 변호사는 “조 전 코치가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 빨리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해서 이번 사건을 조속히 종결시켜야 한다. 심석희가 선수로서 활동할 수 있도록 협조하는 것만이 조 전 코치가 죄를 벗을 수 있는 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으로서 성범죄를 밝히기는 쉽지 않다. 심석희 선수가 고통받고 있다. 조속히 이 사건의 수사가 완료돼서 굴레에서 벗어나길 바라고 있다. 심석희 선수의 기억은 아주 생생하다. 진술도 구체적이다. 빨리 혐의를 인정하는 것이 심석희 선수를 위한 도리”라며 책임 있는 자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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