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성용 ⓒ연합뉴스
▲ 기성용을 위한 세리머니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두바이(UAE), 박주성 기자] 기성용은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오는 25일 오후 10(한국 시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를 상대한다. 한국은 바레인을 간신히 꺾었고, 카타르는 이라크를 잡고 올라왔다.

한국 축구의 기둥 기성용은 바레인전을 코앞에 두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있었던 기성용은 열흘 동안 휴식 및 재활훈련을 했으나 통증을 다시 느꼈고 회복까지 더뎌 결국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미안한 기성용은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조용히 대표팀을 떠났다.

동료들도 그런 기성용을 지켜보면서 아쉬움이 가득했다. 황인범은 가장 필요한 선수가 성용이 형이라고 생각한다. 형들의 장점을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했고, 황희찬은 성용이 형이 장난으로 한 대 때리면서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전했다.

이들은 기성용이 떠난 후에도 그를 잊지 않았다. 바레인전에서 황희찬은 골을 기록한 후 황인범과 함께 손가락으로 16을 만들었다. 기성용의 등번호를 상징하는 세리머니였다. 결승골을 넣은 김진수도 그를 잊지 않았다. 손흥민과 함께 기성용의 유니폼을 들어올렸다.

이에 기성용도 자신의 SNS를 통해 후배들의 사랑에 응답했다. 기성용은 고마운 동료들. 해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미안할 뿐. 우승까지 조금만 더 힘내자며 남아있는 동료들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부상으로 쓰러진 기성용이 할 수 있는 것은 이것뿐이었다.

기성용은 이번 대회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그는 아시안컵에 3번이나 나갔다. 최근 대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우리는 결승전에서 탈락했던 같은 실수를 하고 싶지 않다. 우리는 거의 60년 동안 우승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무엇인가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기성용의 이탈은 전력적으로 큰 손실이지만 정신적으로는 큰 도움이 됐다. 많은 선수들이 기성용을 위해 우승을 해야 한다는 의지가 생긴 것이다. 황의조는 우승할 이유가 하나 더 늘었다고 말했다. 기성용의 몸은 멀어졌지만 대표팀과 마음은 더욱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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