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표도르 예멜리야넨코는 라이언 베이더에게 35초 만에 허무하게 KO패 했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러시아 마지막 황제' 표도르 예멜리야넨코(42, 러시아)가 충격적인 KO패를 당했다.

벨라로트 헤비급 결승전에서 1분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소속 단체와 계약 마지막 경기에서 통산 여섯 번째 쓴잔(38승 1무효)을 마셨다.

표도르는 27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더포럼에서 열린 벨라토르 헤비급 월드 그랑프리 결승전에서 라이언 베이더(35, 미국)에게 경기 시작 35초 만에 펀치 KO로 졌다. 펀치 한 방에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허무한 준우승이다. 2004년 이후 그랑프리 우승이 없는 표도르는 끝내 '15년 무관'을 깨트리지 못했다. 파이터 커리어에 옥에 티를 남겼다.

스콧 코커 벨라토르 대표도 안타까운 심경을 입밖에 냈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오랜 친구가 얻어맞는 걸 보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KO를 당하고 몸을 다치는 것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 표도르 예멜리야넨코(사진 가운데)는 라이언 베이더 전을 끝으로 벨라토르와 계약이 종료된다. ⓒ 벨라토르 MMA 트위터

표도르는 베이터 전을 끝으로 벨라토르 계약이 종료된다. 앞으로 커리어를 이어 갈지 여부가 주목 받는 상황. 지난 24일 벨라토르 214 공개 훈련에선 '은퇴'란 단어를 직접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난 지금도 나이를 먹고 있다. 어느덧 마흔이 넘었다. 그래서일까. 시간이 흐를수록 은퇴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된다"라고 운을 뗀 그는 "더는 싸우고 싶지 않다거나 격투에 흥미를 잃었다거나 그런 건 아니다. 정말 적지 않은 나이, 그 하나 때문에 고민하는 것이다. (기자진을 향해) 당신들도 알다시피 몸 상태가 여전히 좋지 않다(웃음). 무릎과 어깨 모두 아프다"라며 농담처럼 현재 처지를 설명했다.

잦은 부상과 마흔 둘 나이 등 지금 당장 오픈핑거글로브를 벗어도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힘줘 말한 셈이다.

코커 대표도 공감했다. 은퇴는 전적으로 표도르 뜻에 달렸다고 밝혔다. 

그는 "다시 링에 올라 상대와 주먹을 맞댈지는 표도르, 본인에게 달렸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내 친구는 이미 많은 걸 이뤄낸 위대한 파이터다. (지금 옷을 벗어도) MMA 역대 최고 헤비급 선수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표도르는 스트라이크포스 시절부터 나와 우정을 쌓은 친구다. (비록 그가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지만) 여전히 내겐 그가 올타임 넘버원이다. 이 지위를 표도르가 누리는 건 타당한 일이다. 일정이 잡힐 때마다 상대를 가리지 않고 싸워왔던 그는 GOAT(Greatest Of All Time)란 단어에 가장 어울리는 선수"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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