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개 숙인 벤투호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벤투호의 부진엔 심리적 요인도 작용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지난 25일(한국 시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카타르에 0-1로 패배했다. 27일 귀국길에 오른 벤투호는 28일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뒤 해산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지만 벤투호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벤투 체제가 오래 되지 않았다. 줄부상과 컨디션도 문제였다. 밀집 수비를 만날 때 2선에서 공격을 풀어줄 이재성, 황희찬, 남태희가 모두 8강전에 나서지 못했다. 기성용이 빠지면서 중원의 무게감이 떨어졌다. 핵심 공격수 손흥민이 빡빡한 일정 속에 체력이 떨어진 것도 문제였다.

여기에 심리적인 문제도 하나 겹쳤다. 우승 열망이 크다 보니 그에 따라 선수들이 흔들린 것. 28일 귀국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부족했던 점'에 대해 질문을 받자 "압박감이 심했다. 평가전에서 준비를 잘했는데 선수들 전체가 압박감이 있었다. 쫓기면서 경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골 찬스가 있었는데 찬스를 놓치는 바람에 끌려가는 분위기가 됐다. 우리는 아시아에서 강팀인데 항상 마음이 급했다"고도 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 역시 "대회 전부터 모두 우승을 이야기했다. 대회에 돌입해서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오니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 선수들도 다 기사를 본다"고 설명했다. 

결국 팀의 완성도와 관련된 문제다. 벤투 감독 체제에서 작은 성공을 쌓아가며 압박감을 이겨낼 만큼 확실한 믿음이 생기기엔 시간이 부족했다. 벤투 감독의 전술에 대한 이해도 아직 완벽하지 않다. 8강전에서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경기 운영이 이런 압박감에서 나온 것이라면 지나친 추측일까.

패배할 때마다 쏟아지는 언론과 팬들의 질타 역시 부담스러웠을 것이 분명하다.

한국 축구는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는 종목이다. 그 관심은 어쩔 수 없다.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 결국 팀이 함께 강해져 어떤 팀이든 '이길 수 있다'고 믿을 수 있을 정도로 단단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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