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2019 시즌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전광인(왼쪽)과 여오현(가운데) 이원중 ⓒ KOVO 제공

[스포티비뉴스=천안, 조영준 기자] 현대캐피탈이 치열한 선두 경쟁 속에서 선두를 지켰다. 부담이 큰 클래식 매치에서 완승한 현대캐피탈은 7개 구단 가운데 가장 먼저 20승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현대캐피탈은 지난달 3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시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서 '영원한 맞수'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0(25-23 27-25 25-16)으로 완파했다.

20승 6패 승점 54점을 기록한 현대캐피탈은 2위 대한항공(17승 9패 승점 51점)과의 격차를 승점 3점 차로 벌렸다.

현대캐피탈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광인을 영입했다. 문성민-전광인-크리스티안 파다르(헝가리)로 이어지는 삼각편대를 완성한 현대캐피탈은 중앙에는 신영석이라는 든든한 미들 블로커까지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의 고민은 세터에 있었다. 노재욱이 팀을 떠난 뒤 이승원이 빈자리를 대신했지만 기복이 심한 문제점이 드러났다. 이런 상황에서 신인 세터 이원중도 실전 경기에 나서야 했다.

▲ 2018~2019 시즌 도드람 프로배구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토스하고 있는 이원중 ⓒ KOVO 제공

최 감독은 이승원과 이원중을 번갈아 경기에 투입했다. 그러나 두 선수 가운데 주전 세터로 확실하게 믿음을 주는 이는 없었다.

최 감독은 큰 고비였던 삼성화재와 경기에서 이원중을 선택했다. 이날 이원중은 사이드와 중앙을 고르게 활용하는 경기 운영으로 삼성화재의 블로킹을 흔들었다. 또한 중요한 고비처에서 블로킹까지 잡으며 팀 상승세에 날개를 달았다.

경기를 마친 최 감독은 "이원중은 세터의 자질이 있다"며 "세터의 자질은 고집과 배짱인데 (이)원중이는 신인이지만 고집과 배짱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경기에서 믿음을 준 이원중에 대해 그는 "당분간은 이원중을 기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캐피탈의 장점은 걸출한 공격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그러나 세터의 토스가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 팀이 지닌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없다. 최 감독은 "원중이는 파다르와 호흡이 잘 맞아서 주전으로 내보냈는데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원중은 최 감독에게 믿음을 줬다. 그러나 최 감독은 남은 시즌까지 두 세터를 최대한 활용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세터와 더불어 최 감독의 고민은 신영석의 부상이다. 팀의 붙박이 미들 블로커인 신영석은 경기가 안 풀릴 때 알토란 같은 블로킹과 속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그러나 신영석이 팀 전력에서 이탈한 뒤 미들 블로커 한자리에 구멍이 생겼다. 최 감독은 선택한 대안은 허수봉이었다. 196cm의 장신 날개 공격수인 허수봉은 사이드에서 활약했다. 그러나 최 감독은 허수봉을 중앙에 세웠고 삼성화재와 경기에서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허수봉은 "프로에 들어온 뒤 처음 (미들 블로커를) 해봤다. 시즌 초반에 한 번 속공을 때렸는데 휴식기부터 미들 블로커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 허수봉 ⓒ KOVO 제공

이 경기에서 허수봉은 블로킹 득점 3점이 포함된 12득점을 올렸다. 허수봉의 맹활약은 파다르의 짐을 덜어줬다. 삼성화재의 블로킹이 분산되자 파다르는 두 팀 최다인 24득점을 올렸다.

최 감독은 "이번 한 경기를 치렀다. 신영석이 긴장해야 할 것"이라며 웃었다.

허수봉은 고등학교 졸업 뒤 곧바로 프로 무대에 도전했다. 2016년 대한항공에 입단한 그는 트레이드로 현대캐피탈의 유니폼을 입었다. 애초 현대캐피탈은 체격 조건이 좋은 허수봉을 경쟁력 있는 선수로 키우기 위해 영입했다. 그동안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백업 멤버로 활약했던 그는 미들 블로커로 최 감독에게 믿음을 줬다.

현대캐피탈은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걸출한 선수들은 물론 벤치 멤버들까지 자기 소임을 해냈다. 기나긴 리그 일정 속에서 강팀이 되려면 탄탄한 백업 선수가 필요하다. 현대캐피탈은 취약한 세터 포지션과 주전 선수의 부상으로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뒤를 받쳐주는 벤치 멤버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선두를 유지했다.

▲ 전광인 ⓒ KOVO 제공

여기에 전광인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도 빼놓을 수 없다. 전광인은 팀 선배인 문성민의 계보를 잇는 거포다. 전광인은 여기에 머물지 않고 궂은 일도 해내는 살림꾼으로 나섰다. 매 경기 전광인은 상대 서브를 집중적으로 받는다. 이런 상황에서 공격할 기회는 줄어들지만 리시브와 수비에 집중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최 감독은 "이번 경기에서 (전)광인이는 리시브를 평소보다 많이 힘들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스트레스를 맏지 말고 (세터) 근처에만 올려놓으라고 했다. 광인이는 국내에서 배구를 알고 하는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고 평가했다.

현대캐피탈은 벤치 멤버들의 선전과 주전 공격수의 헌신적인 플레이가 조호를 이루며 시즌 내내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