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 로건 UFC 해설위원(오른쪽)은 다니엘 코미어가 지난해 11월 언급한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이 거액의 파이트머니였음을 밝혔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다니엘 코미어(39, 미국)는 은퇴를 미룰 생각이 없다.

오는 3월이면 마흔 살이 되는 코미어는 지난해 초 은퇴를 공언했다. 불혹 나이가 됐을 때 미련없이 격투 판을 떠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열다섯 살에 시작한 운동. 20년 넘게 레슬링과 MMA 선수 생활을 하면서 코미어는 늘 가족에게 소홀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마흔 번째 생일(3월 20일)에 미련없이 트렁크를 벗고 평범한 가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여러번 내비쳤다.

그러나 바람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피날레로 계획했던 브록 레스너(41, 미국)와 맞대결 추진이 지지부진하고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가 은퇴를 강하게 만류하고 있는 탓이다.

실력도 아깝다. 경쟁력이 여전하다. UFC 홈페이지에 걸린 파운드 포 파운드 랭킹 1위다.

라이트헤비급에선 알렉산더 구스타프손과 앤서니 존슨, 볼칸 오즈데미르를 바닥에 눕혔고 한 체급 위에서도 스티페 미오치치, 데릭 루이스를 잠재웠다. 벨트 하나를 자의반 타의반으로 반납했으나 그와 상관없이 현재 헤비급 선수 가운데 코미어를 누를 만한 재목이 보이지 않는다.

'영원한 라이벌' 존 존스 정도가 코미어를 제압할 가능성을 지닌 파이터로 평가 받는다.

코미어는 1일(이하 한국 시간) UFC닷컴과 인터뷰에서 "증명할 게 남아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무언가를 증명하기 위해서 싸우지는 않는다. 코미어란 선수가 그동안 싸워온 이유는 '경쟁을 사랑해서'였다. 그게 내가 (레슬링이라는) 격투를 시작한 배경이다. 꼭 이루고 싶은, 성취하고 싶은 경쟁이 있는 곳이라면 난 달려갔고, 주먹을 뻗었다"고 덧붙였다.

이제 더는 '경쟁심'이 느껴지지 않기에 예전처럼 열심히 훈련하고 트레이닝 캠프를 꾸릴 동기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코미어가 마지막으로 오픈핑거글로브를 끼고 옥타곤에 오른 건 지난해 11월. UFC 230에서 '돌주먹' 루이스를 상대로 헤비급 타이틀 1차 방어전을 치렀다.

압승을 거뒀다. 1라운드 내내 한 수 위 기량을 보인 코미어는 2라운드 2분 14초 만에 리어네이키드초크로 탭을 받아냈다.

조 로건 해설위원에 따르면 그는 이 한 경기로 400만 달러(약 45억 원) 수입을 챙겼다. 평소 3~4배 가까운 액수다. 파이트머니와 페이퍼뷰 보너스를 합친 금액인지는 알 수 없지만 '대박'을을 친 건 확실하다.

UFC 230은 개최 전 추진했던 메인이벤트가 줄줄이 무산되면서 위기를 맞았는데 UFC가 급하게 코미어를 '호출'했다.

당시 코미어는 주먹을 치료해야 한다며 경기를 고사했던 상황. 그런데 갑자기 "거부할 수 없는 조건"이라며 입장을 바꾸고 루이스와 타이틀전을 치렀다. 약 세 달이 흘러 그 조건이 45억 원이었던 걸로 밝혀진 셈이다.

코미어 은퇴는 본인 외에는 아무도 바라지 않는다. 레스너와 스페셜 매치, 존스와 3차전 등 빅 매치 카드로 여전히 유용한데다 '스타 기근'에 시달리는 헤비급 환경까지 맞물려 있다.

UFC로선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핵심은 돈과 경쟁심 유발인데 화이트 대표를 비롯한 단체 수뇌부가 내놓을 '당근'이 무엇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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