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우완 이동원(왼쪽)과 좌완 김호준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우리 팀 비밀병기지(웃음)."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중간 투수들을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김강률, 곽빈 등 부상 선수들이 후반기 이후 돌아온다고 생각하고 빈자리를 채우려 한다. 우완 이동원이 불펜 투구에 나서면 김 감독의 눈빛은 더욱 매서워진다. 이동원은 두산이 공들여 육성해온 파이어볼러다. 

이동원은 지난해 11월 진행한 마무리캠프 때부터 제구를 잡기 시작했다. 당시 구속은 155km 정도까지 나왔고, 연습 경기에서도 어느 정도 영점이 잡혀 기대를 모았다. 

김 감독은 6일 이동원의 2번째 불펜 투구를 유심히 지켜봤다. 이동원은 첫 불펜 투구 때와 비교하면 제구가 살짝 흔들렸지만, 권명철 수석 코치가 중간중간 조언을 해주자 영점이 잡히기 시작했다. 이동원의 투구가 끝난 뒤 김 감독은 "공 좋았다"고 한마디를 해줬다. 

권 코치는 "마무리 캠프 때 워낙 공이 좋았다. 그때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다. 하나씩 고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을 던질 때 확실히 눌러주는 건 많이 좋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불펜 투구 전에 배영수와 캐치볼을 하더라. 배영수와 캐치볼을 하면서 느끼는 게 많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배)영수가 던진 공은 거의 (이)동원이의 가슴 쪽으로 일정하게 형성됐고, 영수가 동원이도 그렇게 던질 수 있도록 한마디씩 해주더라. 동원이가 적극적으로 베테랑에게 조언을 구하고 배운다면 한 층 더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왼손 김호준(21)도 이동원과 함께 캠프 동안 좋은 평가를 받았다. 김호준은 지난해 2군에서 풀타임 시즌을 보내며 크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시즌 최고 구속은 147km까지 나왔다. 

두산 관계자는 김호준의 불펜 투구를 지켜본 뒤 "지난해는 가끔 구속이 147km까지 나왔다면, 지금은 꾸준히 147km를 찍을 수 있는 몸이 된 것 같다. 왼손 투수는 140km 중반대만 나와도 통한다. 구속과 제구 모두 많이 좋아졌다"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권 코치는 "오늘(6일) 첫 피칭을 했는데 공이 좋았다. 공만 봤는데 생각 이상이었다. 지난해는 경험이 부족한 선수라 1군에서 기회가 없었는데, 지난해 2군에서 1년 동안 고생한 게 조금씩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이동원과 김호준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박수를 보냈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지만, 두 선수가 기지개를 켜고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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