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주환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내 정체성은 2루수다. 하지만 팀 상황과 방향에 맞춰 움직여야 한다. 2루수를 하고 싶다고 고집할 수는 없다."

두산 베어스 2루수 최주환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평소 쓰던 글러브에 1루수 미트를 하나 더 챙겼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캠프에 앞서 "최주환이 올해는 수비를 해줬으면 좋겠다. 상황에 따라 2루와 3루, 1루까지 보게 할 것"이라고 해 준비했다. 

최주환은 지난해 지명타자로 한 시즌을 보냈다. 시즌 초반에는 2루수 오재원의 페이스가 워낙 좋아 대타 또는 지명타자로 나섰고, 시즌 후반에는 치골 결합염이 심해져 지명타자로 뛸 수밖에 없었다.

올해 최주환이 건강을 되찾아 수비를 할 수 있어도 팀 상황이 조금 복잡하다. 2루는 주장 오재원이 버티고 있고, 1루는 오재일과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경쟁하는 구도다. 최주환과 오재원, 오재일과 페르난데스 가운데 포지션을 차지하지 못한 2명은 지명타자로 뛰거나 벤치에 있어야 한다.

최주환은 1루수 미트를 들어보이며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르고, 길들여 놔야 해서 갖고 왔다. 어떤 상황에 나갈지 모르고, 한 포지션으로 나간다는 보장이 없는 가운데 준비하는 건 쉽지 않다. 그래도 팀 방향이 그렇다면 내가 맞춰 준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확실한 내 포지션이 없는 걸 반길 선수는 없다. 어러 포지션으로 출전하면 골든글러브에 도전하기도 불리해진다. 최주환은 "냉정하게 여러 포지션을 뛰면 그 꿈(골든글러브)은 접어야 한다. 꿈에 도전하기 힘들어져도 지금 팀을 생각하면 한 포지션을 고집해선 안 된다"고 털어놨다. 

▲ 두산 베어스 최주환 ⓒ 두산 베어스
지금은 수비 훈련에 다 참여할 수 있을 정도로 몸이 좋아졌다. 최주환은 "이번 캠프는 수비 훈련에서 빠진 적이 없다. 지난해는 뛸 때 제한이 있었고, 아파서 전혀 수비를 할 수 없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조성환 수비 코치는 "(최)주환이는 2루수로 치중해서 훈련을 하고 있다. 몸만 허락하면 2루수로 훈련량을 늘리겠지만, 불편한 증상이 남아 있으면 감독님께서 움직임이 덜한 1루와 3루를 생각하시는 것 같다. 주환이는 무엇보다 타격에 지장이 없는 게 첫 번째다. 타격 장점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수비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주환은 올해 포지션을 떠나 그저 수비로 동료들의 부담을 덜 수 있길 바랐다. 그는 "지난해 정말 미안했다. 아프고 싶어서 아팠던 건 아니지만, 가끔씩은 내가 수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분명 있었다. 동료들이 힘들어도 버텨줘서 정말 고마웠다. 타격할 때 안 아파서 그나마 다행이었지 민폐 아닌 민폐였다"고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다. 

이어 "올해는 몸 관리 잘해서 시즌을 건강하게 치르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타석에서도 늘 믿음을 주는 타자가 되고 싶다. 감독님께서 지난해보다 믿어주시는 게 느껴지고, 연봉(올해 3억8500만 원)도 많이 올랐다. 내 몫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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