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혁 두산 베어스 스카우트 부장(왼쪽 끝)이 신인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선수를 뽑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계속 확인하고 관리해야 한다."

두산 베어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는 2019년 신인 2명이 승선했다. 내야수 송승환(19)과 김문수(22)가 주인공. 두 선수 곁에는 늘 두산 윤혁 스카우트 부장이 함께한다. 새내기들이 두산 유니폼을 입기 전부터 지금까지 아버지 같은 마음으로 지켜봤다. 

두산은 이번 스프링캠프 명단을 꾸리면서 3년 만에 스카우트팀을 데려왔다. 윤 부장은 "예전에도 가끔 스프링캠프에 스카우트팀이 오긴 했다. 올해는 신인 야수가 오랜만에 캠프에 합류하게 되면서 2주 정도까지만 같이 지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새내기들을 특별 관리하기 위한 조치다. 윤 부장은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 기존 선수들이 모르는 새 얼굴들의 정보를 수시로 전달한다. 플레이 특징과 장단점, 입단 전 상황 등 전달할 내용은 다양하다. 반대로 새내기들에게는 훈련 루틴과 규칙 등을 부지런히 알려주고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다 배워야 하는 새내기들의 대변인이 되기도 한다. 윤 부장은 "신인들이 처음부터 코치, 트레이너, 선배들과 이야기하기가 쉽지 않다. 힘들거나 몸이 안 좋으면 말을 해야 하는데 못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도 나는 친숙하니까 이야기를 한다. 내가 중간자가 돼서 트레이너나 코치들에게 상황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6일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윤 부장이 설명한 사례가 나왔다. 선수단은 1일부터 4일 연속 훈련한 뒤 5일에야 첫 휴식일을 보냈다. 송승환은 그동안 쌓인 피로가 풀리라고 방에서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20시간을 잤다고 한다. 

훈련을 많이 하다 갑자기 쉰 게 오히려 독이 됐다. 송승환은 6일 엉덩이 근육에 통증을 느껴 트레이닝 코치가 준비한 훈련을 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트레이닝 코치에게 차마 아프단 말을 하지 못했고, 아파서 앉아 있는 송승환을 이병국 트레이닝 코치가 발견했다. 이 코치는 송승환에게 "아프면 아프다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말을 하지 않고 쉬어서 내리는 벌"이라며 꿀밤을 줬다. 

윤 부장은 "기존 선수들은 이미 많이 해와서 시기에 맞춰 어떻게 몸을 만드는지 알고 있다. 신인들은 지금 아무것도 모른다. (송)승환이도 쉬는 날 움직여야 한다고 이야기를 해줬는데, 쉬는 법도 아직 잘 모른다"고 말하며 웃었다.

▲ 함께 조를 이뤄 훈련하고 있는 김문수(왼쪽)와 송승환 ⓒ 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훈련할 때 쓰는 야구 용품도 다시 챙겨야 했다. 두 선수는 훈련할 때 '유이'하게 타이즈를 신지 않고 있었다. 프로에 오기 전까지는 타이즈를 신고 훈련한 적이 없다고 한다. 김 감독은 훈련장에서 맨다리로 훈련하는 두 선수를 보며 껄껄 웃은 뒤 "타이즈 사러 갈 시간을 줘야겠다"고 말했다. 

윤 부장은 휴식일 전날 오후 훈련을 마친 뒤 두 선수를 데리고 시내로 나가 타이즈를 사서 신겼다. 유격수 김재호는 김문수에게 선글라스를 선물하기도 했다. 김문수는 "야구할 때 선글라스를 안 써서 챙기지 않았는데, 선배께서 선물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두 선수는 윤 부장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김문수는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다. 캠프에 와서 어떤 걸 해야 하는지 알려주시니까 좋다"고 했고, 송승환 역시 "신경을 많이 써 주시는 게 느껴진다"고 이야기했다. 

윤 부장은 1차 캠프를 마무리하기 약 1주일 전인 12일에 귀국한다. 윤 부장은 그때까지 어린 두 선수가 홀로 설 수 있는 힘을 키우길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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