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몸놀림이 빠른 건 아니지만, 1루수는 충분히 볼 수 있다."

두산 베어스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는 스프링캠프 동안 1루수로 훈련을 받았다. 김 감독은 페르난데스의 수비력을 묻자 "1루를 맡길 정도는 된다"고 이야기했다.

지난해까지 주전 1루수는 오재일이었다. 오재일은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다. 부진했다고 평가받는 지난 시즌 타율은 0.279로 높지 않았지만, 27홈런 80타점을 기록했다. 후반기 56경기에서 타율 0.354 17홈런 41타점을 몰아친 결과였다.

페르난데스는 타격에서 매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첫 타격 훈련부터 힘과 콘택트 능력을 과시하며 김 감독과 코치진, 동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외국인 타자가 잘 치기까지 하면 라인업에서 빠질 가능성은 거의 사라진다. 김 감독은 오재일에게 "올해도 슬로 스타터로 있으면 안 된다"고 경고 아닌 경고를 하기도 했다. 

쿠바 출신인 페르난데스는 중남미 선수들 특유의 유연성을 갖췄다. 조성환 두산 수비 코치는 "핸들링이 좋고 송구가 부드러운 편이다. 전형적인 중남미 선수 스타일이다. 1루수 정도는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 1루 수비 훈련을 받고 있는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왼쪽)와 오재일 ⓒ 두산 베어스
2루수로 뛸 확률은 낮다. 지금은 몸 상태가 완전히 올라오지 않은 시기라 2루 수비 훈련은 시작하지 않았다. 2루수는 오재원과 최주환 만으로도 경쟁이 치열해 페르난데스가 끼어들기 쉽지 않다. 

수비 범위는 물음표다. 조 코치는 "기본기와 송구 능력은 괜찮다. 몸이 만들어지면 2루수 훈련도 시킬 텐데, 기존 선수들의 수비 범위가 워낙 넓다"며 페르난데스의 포지션을 1루수로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페르난데스와 오재일의 경쟁 구도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1루와 2루 주전 경쟁을 펼치는 선수들 가운데 지명타자가 나올 확률도 높다. 김 감독은 페르난데스를 직접 살핀 뒤 일단 만족하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포지션 경쟁 고민에 미소 짓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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