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IA 불펜의 운명을 짊어질 김윤동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지난 2년간 KIA 마무리는 유동적이었다. 어느 한 선수가 확실하게 자리를 잡지 못했다. 세이브 기록만 봐도 KIA의 고민이 드러난다.

팀에서 2년간 가장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는 김윤동이다. 15세이브를 기록했다. 윤석민과 김세현이 각각 12세이브, 임창용이 11세이브를 수확했다. 확실한 고정 마무리 없이 네 선수가 상황에 맞춰 구멍을 메웠다는 이야기다. 불펜 구상은 대개 마무리부터 시작한다. 그 구상이 계속 흔들렸다. 팀에는 그다지 좋은 일이 아니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는 가용 인원까지 줄어들 위기다. 윤석민은 선발 도전에 나선다. 어깨 부상을 생각하면 선발로 뛰는 게 관리가 쉽다. 마무리를 맡기에는 구위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도 고려대상이다. 기용법에 불만을 품고 코칭스태프와 마찰을 일으킨 임창용은 일찌감치 보류선수명단에서 빠졌다.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 봐야 한다.

여기에 김세현도 1군 전지훈련서 이탈했다.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세현은 지난 4일 귀국했다. 2군 시설이 있는 함평에서 몸부터 만들고 있다. 물론 추후 2군 전지훈련을 거쳐 1군에 합류할 여지는 있다. 하지만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다소간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빨리 활용할 방법을 찾겠지만 개막 마무리 가능성은 작아졌다.

2017년 트레이드로 합류해 한국시리즈 우승에 공을 세운 김세현은 지난해 부진했다. 40경기에서 1승6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6.75에 그쳤다. 마무리 보직도 내놨다. 하지만 올해도 유력한 개막 마무리 후보였다. 실적이 있었다. 2016년 36세이브, 2017년 18세이브를 기록한 투수다. 몸만 잘 만들면 경쟁력이 있다는 판단이었다. 그러나 첫 번째 전제조건이었던 몸이 문제를 일으켰다.

이제 선택지는 단순해졌다. 김윤동(26)이 최유력 후보로 무혈입성할 분위기다. 김윤동은 최근 2년간 불펜서 전천후로 활약했다. 특히 지난해에는 64경기에서 7승6패4세이브18홀드 평균자책점 3.70을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성적이었다. 2017년 80⅓이닝, 2018년 82⅔이닝을 던지는 등 고군분투한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풀타임 마무리 경험이 없다는 건 약점이다. 그러나 구위만 놓고 보면 가장 먼저 시선이 갈 만하다. 자리를 잡으면 개인은 물론 팀도 좋다. 이미 병역을 마친 선수다. 베테랑과 달리 장기적 대안이다. 관리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지난 2년간 163이닝을 던진 김윤동이다. 분명 어깨에 피로가 쌓였다. 마무리로 뛰면 자연스레 이닝 관리가 가능하다.

문제는 김윤동이 하던 ‘마당쇠’ 몫을 누가 하느냐다. 셋업이 약하면 마무리 가치도 떨어진다. 김윤동에 앞서 등판할 셋업맨을 찾아야 한다. 지난해 활약을 좋았던 임기준은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정상적으로 시작하지 못한다. 이민우 유승철 황인준 등 젊은 선수들이 있으나 아직은 가능성이 실적에 앞선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마무리 보직이 오락가락할 수도 있다. 앞서 언급했지만, 같은 이유로 팀에 좋은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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