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원삼(왼족)과 권혁. ⓒ한희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올겨울은 KBO리그 베테랑들에게 매서운 계절이었다. 전력 외 통보를 받는 선수들이 줄을 이었고 FA 시장에서도 한파를 경험해야 했다.

보상 선수까지 내주며 영입하겠다는 구단들이 거의 나오지 않으며 FA 시장은 그야말로 꽁꽁 얼어붙었다. 거의 모든 팀들이 육성을 새로운 기조로 삼으며 베테랑들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새로운 팀을 찾은 선수들이 있었다. FA는 아니었지만 자유 계약 신분이 된 선수들은 새로운 팀을 찾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게 됐다. 심수창 장원삼(이상 LG) 배영수 권혁(이상 두산)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의 어깨에는 무거운 책임감이 놓여져 있다. 이들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앞으로 베테랑들을 보는 구단들의 시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갈 곳 없는 선수들을 받아 준 것이 아니다. LG와 두산 모두 이들을 즉시 전력감이라고 판단해 영입했다.

LG는 젊은 불펜 투수들이 부진 또는 부상하며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다. 올 시즌도 이들이 올라와 줄 때까지 시간을 벌어야 할 절대적인 필요성을 갖고 있다. 아직 보직이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장원삼과 심수창이 그 몫을 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LG 관계자는 "심수창과 장원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젊은 투수들이 성장할 때까지 시간을 끌어 줘야 한다. 그 몫을 심수창과 장원삼이 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아직 가능성이 충분한 선수들인 만큼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 베테랑 한파라고 하지만 우리는 다르다. 두 베테랑 투수의 경험에 기대를 걸고 있다. 팀 성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도 배영수와 권혁이 큰 힘이 되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영수는 선발 한 자리를 놓고 경쟁 중이고 권혁은 김강률 곽빈 등이 빠진 불펜을 강화해 줄 카드라고 생각하고 있다.

두산은 두 선수를 영입하며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했다. "우리는 아직 당신이 전력감이라고 생각한다"는 한마디로 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배영수와 권혁은 "아무런 보장도 없이 팀을 떠난 상황이었던지라 미래가 불투명했는데 두산이 나서 준 것은 물론 '꼭 필요한 선수'라는 점을 강조해 준 덕에 용기를 낼 수 있었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 네 투수의 지난해 성적은 이렇다 할 것이 없었다. 다만 이전에 보여 줬던 클래스에 대한 믿음으로 영입이 이뤄졌다. 기회가 안정적으로 주어진다면 예전의 기량을 어느 정도는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들에겐 그 기대에 부응해야 할 책임이 있다. 베테랑 한파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생존력을 증명해야 한다.

네 투수의 미래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그들의 뒤를 이을 후배들에게도 상징적인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이들이 좋은 결과를 만든다면 후배들 입지도 그만큼 넓어질 수 있다. 반대의 경우라면 베테랑 한파는 한기를 더할 수 밖에 없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네 명의 투수. 그들이 자신들의 재기를 넘어 후배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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