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수에 전념하기로 결정한 강백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강백호(20·KT)의 투타겸업 시도는 공 20개로 끝났다. 이제 타자만 전념한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새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

강백호는 8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투손 키노스포츠 콤플렉스에서 불펜피칭을 했다. 이강철 KT 감독은 취임 후 강백호의 투수 가능성을 타진하겠다고 했다. 이날이 그 첫 시험대였다. 하지만 이 감독은 첫 불펜피칭을 본 뒤 타자에 전념하는 게 낫겠다는 판단을 내렸다. 시험도 과감했고, 결단도 빨랐다.

강백호는 지난해 올스타전에서 시속 15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져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이 감독은 이벤트를 넘어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투수 강백호’를 그렸다. 어중간한 구위라면 깔끔하게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대투수 출신인 이 감독은 이날 강백호의 투구를 유심히 살핀 끝에 아직은 때가 아니라는 판단을 내렸다.

공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체계적인 투수 훈련을 받지 못한 티가 났다. 이 감독은 강백호의 투구가 상체 위주라는 판단을 했다. 자칫 잘못하면 부상이 올 수도 있다. 그럴 바에는 타자로 밀어주는 게 낫다고 봤다.

강백호로서는 아쉬움보다 홀가분함이 앞설 상황이다. 강백호는 캠프 출국 전 투타겸업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안 되면 최대한 빨리 포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투수보다는 타자를 선호한다는 뜻을 분명하게 드러냈다. 강백호가 가장 먼저 말한 올해 목표도 30홈런이었다.

이 감독이 투타겸업을 포기한 것은 부상 위험 말고도 또 이유가 있다. 강백호 타격에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투수와 야수는 쓰는 근육 자체가 다르다. 두 가지를 모두 준비하려면 힘들다. 강백호의 재능이 아무리 대단해도 아직 2년 차다. 누구도 가보지 않을 길이기도 하다. 두 토끼를 잡으려다 확실한 토끼마저 놓치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이 감독도 “타자 성적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는 확실한 선을 그었다.

이제는 투수를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야수로서 발전해야 할 부분만 생각하면 된다. 강백호도 수비와 타격 모두에서 보완점을 짚었다. “작년보다 모든 기준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다. 목표를 크게 세우고 도전하겠다”는 게 강백호의 포부였다. 불확실성이라는 짐을 던 강백호가 무서운 2년 차를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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