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 ⓒ Gettyimages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한국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간판 차준환(18, 휘문고)이 다시 한번 일을 냈습니다. 아직 프리스케이팅이 남았지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이 주최하는 국제 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2위에 오른 점은 대단한 쾌거입니다.

차준환은 8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서 열린 2018~2019 시즌 ISU 피겨스케이팅 4대륙선수권대회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4.52점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 42.81점을 합친 97.33점을 받았습니다.

차준환의 종전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는 지난해 9월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열린 어텀 클래식에서 받은 90.56점이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차준환은 종점 최고 점수보다 무려 6.77점이나 높은 점수를 얻었습니다.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에서 100점은 '꿈의 점수'로 불립니다. 지금까지 '마의 100점'을 넘은 선수는 7명 밖에 없습니다.

2014년과 2018년 올림픽에서 2연패를 달성한 하뉴는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 기록인 112.72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시즌 최고 점수는 110.53점이죠. 최근 은퇴한 하비에르 페르난데스(스페인)은 109.05점으로 그 뒤를 이었고 평창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우노 쇼마(일본)는 104.87점으로 역대 3위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았습니다. 

차준환의 최고 점수인 97.33점은 역대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 12위에 해당합니다. 하뉴와 우노는 100점을 몇 번 넘은 적은 있었지만 그들의 최고 점수가 쇼트프로그램 역대 최고 점수 목록에 올라갑니다. '점프 괴물'로 불리는 네이선 첸(미국)도 아직 쇼트프로그램에서 100점을 넘지 못했습니다.

▲ 2019년 4대륙선수권대회 전까지 역대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 개인 최고 점수 순위

차준환은 이번 4대륙선수권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인생 경기'를 펼쳤습니다. 사실 그는 지난달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9(전국남녀종합선수권대회)까지 부츠 문제로 고생했습니다. 짧은 시간 부츠를 무려 4번이나 교체하는 우여곡절을 겪었지요.

코리아 챔피언십을 마친 뒤 차준환은 부츠를 다시 교체했습니다. 다행히 이번에 받은 부츠는 바로 교체하지 않고 적응에 들어갔습니다. 최대 고민인 부츠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한 차준환은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펄펄 날았습니다.

첫 점프 과제인 쿼드러플 살코에서 차준환은 3.74점의 높은 수행점수(GOE)를 받았습니다. 트리플 러츠 + 트리플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는 수행점수가 1.6점이 붙었고 트리플 악셀은 2.06점을 얻었습니다.

스케이팅 스킬은 물 흐르듯이 자연스러웠고 표현력은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돋보였습니다. 차준환은 프로그램 구성요소 점수(PCS)에서 받은 42.81점은 44.82점을 받은 우노 다음으로 높은 점수였습니다.

차준환은 지난해 평창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딴 우노를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이겼습니다. 이 자체로도 대단한 일입니다.

▲ 차준환 ⓒ Gettyimages

이번 대회 쇼트프로그램 2위에 오른 차준환은 '상위권 스케이터'로 입지를 굳혔습니다. 남은 프리스케이팅에서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무리 지으면 메달 가능성은 한층 커집니다. 아직 기술의 난이도에서는 우노와 진보양(중국) 저우 등이 차준환보다 앞서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정적인 경기 운영과 밸런스에서 차준환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습니다.

차준환은 오는 10일 열리는 남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메달은 물론 우승에 도전합니다. 차준환이 시상대에 오르면 김연아(29, 2009년 4대륙선수권대회 우승) 이후 10년 만에 4대륙선수권대회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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