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상상을 많이 한다."
두산 베어스 포수 박세혁은 다음 달 2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한화 이글스와 개막전만 바라보고 달려왔다. 올겨울 양의지가 NC 다이노스로 이적하면서 박세혁은 차기 안방마님으로 기대를 모았다.
개막전에 나설 생각만으로도 벅차오른다고 했다. 2012년 두산에 입단한 지 8년 만이다. 박세혁은 "개막전을 뛰어본 적이 없다. 개막전에 포수 마스크를 쓰면 벅차오를 것 같다. 한국시리즈, 플레이오프 등 큰 경기를 아무리 많이 뛰었다고 해도 한 시즌을 시작하는 개막전 포수는 느낌이 또 다를 것 같다. 설레는 마음과 약간의 긴장이 있을 것 같다"고 말하며 미소를 지었다.
주전 경쟁에 뛰어든 이후 긍정적인 생각만 하려 노력했다. 박세혁은 "안 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으려 한다. 할 수 있다고 믿을 생각이다. (양)의지 형이 빠진 자리는 분명이 크다고 생각한다. 빈자리는 인정하지만, 우리 팀 선수들이 같이 힘을 내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 믿는다. 올해는 우승을 탈환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준비하려 한다"고 힘줘 말했다.
지난달 괌에서 일본 요미우리 자이언츠 프랜차이즈 포수 아베 신노스케와 함께 훈련한 것도 큰 결심이었다. 박세혁은 "사비를 들여 개인 훈련을 한 게 처음이었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뭐라도 하나 더 배우고자 아베와 훈련을 요청했다. 괌에서 훈련다하보니 한국에서 이슈가 돼서 놀랐다. 관심을 너무 받아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착실히 준비한 성과는 스프링캠프 첫날부터 나타났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박세혁의 타격 훈련을 지켜본 뒤 "정말 좋아졌다"며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박세혁은 "그동안 스윙할 때 몸이 부드럽지 못하고 딱딱하단 생각을 했다. 힘들게 치는 느낌이었다. 이런 것들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배웠다"고 설명했다.
박세혁은 아베의 열정에 가장 감명을 받았다. 그는 "베테랑을 넘어 은퇴 선수 나이가 됐는데도 아직 젊다고 생각하더라. 내가 올해 서른이 됐는데, 체력이 나와 비교해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만큼 몸 관리를 잘했다고 생각한다. 저 정도 열정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고, 아베처럼 야구를 즐겨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스프링캠프 동안 박세혁은 이흥련과 함께 포수 조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김 감독과 조인성 배터리 코치는 박세혁의 적극적인 훈련 태도를 칭찬했다.
박세혁은 "(양)의지 형이 있을 때도 마찬가지로 파이팅을 자주 했다. 그 마음을 잃지 않고 계속 이끌어 가려고 한다. 내가 몇 년 동안 주전을 한 포수도 아니고, 이제 막 주전 기회를 잡으려는 포수다. 후배들을 계속 끌고 가면서 파이팅 하려 한다"고 했다.
우려의 시선 대신 격려와 응원을 부탁했다. 박세혁은 "준비를 더 잘해서 5주 뒤에 개막을 하면 모든 걸 쏟아부을 계획이다. 나도 준비를 많이 했고, 동료들과 코치님들도 준비를 많이 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한 발 더 뛰려고 한다. 팬분들께서 마지막에 웃을 수 있게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