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프란시스코 출신 하비에르 로페즈는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왼손 스페셜리스트였다.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양상문 롯데 감독은 해외 야구 쪽에도 관심이 많다. KBO리그 구단으로는 최초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유행한 오프너(Opener) 전략 사용을 검토하고 있다.

대만 가오슝에서 진행하고 있는 스프링캠프가 열린 8일 취재진과 이야기 도중 메이저리그에서 한 투수가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하고 교체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자 양 감독은 골똘히 생각하더니 "실은 한국에서 먼저 그 제안이 나왔다"고 밝혔다.

"수년 전에 감독 회의에서 그 제안이 나온 것으로 기억한다"며 "한 투수를 교체하려면 최소 두 타자 또는 세 타자를 상대하기로 하자는 제안을 두고 논의를 했다"고 떠올렸다.

지난 7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투수 한 명이 마운드에 오르면 최소 세 타자를 상대해야 교체가 가능하도록 규정을 변경하자고 선수들에게 제안했다. 메이저리그는 수년 전부터 '스피드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데 이 규정이 도입된다면 지난해 3시간 4분이었던 평균 시간을 2시간 대로 끌어내릴 수 있을 것이라 본 것이다.

그러나 반발이 적지 않다. 야구 전통이 훼손될 수 있으며 해당 규정으로는 왼손 투수 또는 오른손 타자만 상대하는 이른바 '스페셜리스트'가 뛸 수 없기 때문에 일부 선수들의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메이저리그가 외치는 '스피드업'은 궁극적으로 떨어지는 야구 인기를 살리기 위하자는 목소리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 관중은 총 6967만 명으로 2003년 이후 15년 만에 7000만 관중 아래로 떨어졌다. 평균 시청 연령대는 NBA 시청 연령대 보다 15살 많은 57세. 젊은 층이 외면하고 있다는 뜻이다. 메이저리그는 "야구는 지루하다"는 이미지를 벗겨 내기 위해 상대 타자 제한뿐만 아니라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도입은 물론 심지어 9이닝을 7이닝으로 줄이자는 파격적인 제안을 줄이어 내고 있다.

KBO리그 또한 야구를 조금 더 박진감 넘치는 스포츠로 만들기 위해 '스피드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는 먼 나라에서 나온 이야기이지만 야구계 관계자들은 KBO리그도 언젠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양 감독은 "당시 한 투수에게 세 타자를 상대하자는 제안이 나왔을 땐 찬성도 반대 의견도 아니었다"며 "하지만 7이닝 경기는 반대다. 야구 본질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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