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롯데 스프링캠프가 진행되고 있는 대만 가오슝 칭푸야구장. 롯데 선수들이 1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김건일 기자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KBO리그 5개 구단이 모인 일본 오키나와에 먹구름이 잔뜩 끼고 비가 내린 9일.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롯데가 캠프를 차린 대만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쾌청했다.

양상문 감독은 "대만은 날씨가 정말 좋다. 비도 안 내린다"고 웃었다.

지난해 대만은 날씨가 말썽이었다. 안 내린다던 비가 쏟아져 훈련을 정상적으로 하기가 어려웠다. 실내 연습장이 없어 비가 내리면 대책이 없었다. 날씨가 좋은 말에 캠프 장소를 애리조나에서 대만으로 옮긴 롯데로선 믿는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기대대로다. 롯데가 대만에 온 지난달 31일부터 대만 가오슝은 내내 맑았다. 기온이 30도에 가까워지는 오후엔 선선한 바람이 더위를 날려 준다. 롯데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대만 북부지방은 이맘때 바람과 비가 자주 오는 반면 가오슝은 4000m 산이 가로막고 있어 비구름이 못 넘어온다. 지난해처럼 이상기후가 아니라면 이슬비로 끝나는 수준이다. 양상문 감독도 선수들도 "대만 날씨가 좋다"고 싱글벙글 웃었다.

롯데를 만족시킨 것은 날씨 만이 아니다. 가오슝 칭푸야구장은 야구장에 보조 구장까지 있어 한꺼번에 많은 선수를 수용할 수 있다. 롯데가 61명 대규모 선수단을 꾸려 비행기에 오를 수 있었던 요인이다. 투수가 5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불펜은 물론이고 바로 옆엔 야외 훈련을 할 수 있는 마당이 있다. 양 감독은 "오키나와엔 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했다.

또 구단들이 모이는 오키나와와 애리조나 투산과 달리 대만 가오슝엔 스프링캠프를 온 팀 경기 상대가 없다는 점이 문제였는데, 이번엔 대만 프로 3개 구단이 따뜻한 날씨를 찾아 남부지방인 가오슝으로 내려오면서 롯데에 스파링파트너가 생겼다. 롯데는 오는 20일을 시작으로 4차례 대만 구단과 연습 경기를 한다. 게다가 대만 프로 팀과 경기가 대만 현지 TV와 인터넷으로 중계까지 되니 금상첨화다.

양 감독은 "날씨도 좋고 구장 환경도 좋고 캠프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며 "이러다가 나중에 인기가 많아지는 게 아니냐"고 허허 웃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