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더슨 실바는 9일 UFC 234 계체를 마치고 갑자기 눈물을 흘렸다.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지금 기분이 어떤가요?"

9일 호주 멜버른 로드레이버아레나. 캐스터 존 애닉이 186파운드로 UFC 234 계체를 통과한 앤더슨 실바(43, 브라질)에게 물었다.

체중계에서 내려와 미소를 띠며 애닉을 와락 껴안았던 실바, 그런데 이 질문을 받고는 갑자기 얼굴색이 바뀌더니 답하기를 머뭇머뭇거렸다.

2년 만에 갖는 복귀전을 하루 앞두고 여러 감정이 교차하는 듯, 크게 쉼 호흡 했다.

손가락으로 눈물샘을 눌러 눈치 없이 흐르는 눈물을 막기 위해 애썼지만 역부족이었다. 만 43세로 파이터 인생 황혼기에 접어든 노장, 결국 울었다.

실바는 호주 팬들이 보내는 격려의 박수 속에 겨우 말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전 일생을 이 스포츠를 위해 훈련해 왔습니다.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여러분들 앞에서 대단한 이벤트에 설 수 있도록 다시 한 번 기회를 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호주 그리고 데이나 화이트 대표에게도 고맙습니다."

1997년부터 34승 8패 1무효 전적을 쌓은 실바는 2006년부터 2013년까지 UFC 미들급을 평정한 전 챔피언이다.

크리스 와이드먼과 1차전에서 실신 KO패 하고, 2차전에서 정강이가 부러졌을 때만 해도 그의 부활을 응원하는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2015년 1월과 2017년 11월, 두 번 약물검사 양성반응을 보이면서 나락으로 떨어졌다. 2013년부터 단 6경기만 치렀을 뿐이고 성적도 1승 4패 1무효로 최악이었다.

노쇠한 실바가 전성기에 비해 어느 정도 경기력을 보일지 의문.

▲ 이스라엘 아데산야는 앤더슨 실바를 반드시 쓰러뜨리겠다고 다짐했다.

그래도 실바는 옥타곤에 복귀했다는 사실만으로 감격했다.

실바의 트레이너 호제리오 카모에스는 MMA 파이팅과 인터뷰에서 "실바는 격투기를 사랑한다. 그가 싸우는 이유다. 소감을 밝힐 때 정확히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난 말하기 힘들다. 그러나 이게 바로 앤더슨 실바라는 사람이다. 그는 챔피언이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실바의 눈물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 중 한 명은 오는 10일 UFC 234 코메인이벤트에서 그와 싸울 이스라엘 아데산야(29, 나이지리아)였다.

아데산야는 실바가 눈물샘을 터트리자 관중들에게 따뜻하게 박수를 보내 달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대선배에게 존경을 표시했다.

하지만 옥타곤에서 최선을 다해 실바를 꺾겠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었다.

"실바가 날 울게 하려고 작정한 것 같다. 진짜로 날 울게 만들려고 한다. 난 실바의 팬이니까"라면서도 "하지만 팬이라고 해서 펀치 엘보 킥 니킥으로 실바를 잡을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내일 우리는 모든 공격 방법을 동원해 싸울 것이다. 재밌게 즐길 것이다."

그러면서 15승 무패의 젊은 스트라이커는 실바의 마지막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실바를 아름답게 떠나보내겠다"고 외쳤다.

UFC 234는 오는 10일 일요일 아침 8시 30분부터 스포티비 스포티비온 스포티비나우에서 생중계된다. 메인 카드는 낮 12시부터 스포티비온 스포티비나우에서만 볼 수 있다.

언더 카드에는 '미스터 퍼펙트' 강경호와 '마에스트로' 마동현이 출전한다.

UFC 234 계체 결과

-메인 카드

[미들급 타이틀전] 로버트 휘태커(185) vs 켈빈 가스텔럼(184)

[미들급] 이스라엘 아데산야(185) vs 앤더슨 실바(186)

[밴텀급] 하니 야히야(135) vs 리키 시몬(135)

[여자 플라이급] 몬타나 델라 로사(125) vs 니디아 카심(124)

[라이트헤비급] 짐 크루트(206) vs 샘 앨비(205)

-언더 카드

[라이트급] 디본테 스미스(156) vs 마동현(156)

[페더급] 셰인 영(145) vs 오스틴 아넷(145)

[플라이급] 카이 카라-프랑스(125) vs 하울리안 파이바(125)

[밴텀급] 이시하라 데루토(136) vs 강경호(136)

[라이트급] 랜도 바나타(155) vs 마르코스 로사(156)

[라이트급] 캘란 포터(156) vs 제일린 터너(155)

[밴텀급] 부렌울리지(136) vs 조나단 마르티네스(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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