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최대성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민경 기자] "나도 못 견디면 경기 때 어떻게 던지겠나."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스프링캠프 동안 불펜을 가장 자주 찾았다. 훈련 시간의 대부분을 불펜 피칭을 지켜보는 데 할애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신지, 배창현, 김호준 등 어린 투수들이나 최대성, 윤수호, 이형범, 이동원, 강동연, 이현호 등 기회가 절실한 투수들이 던질 때면 더욱 집중한다.

투수들은 김 감독이 한번 더 봐주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공 하나를 던지고 곁눈질로 김 감독을 무의식적으로 살핀다. 그럴 때면 권명철 수석 코치는 "포수 미트만 보고 집중해서 던져"라고 조언한다.

김 감독은 이 장면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 감독은 "코치들이 내가 지켜보고 있으면 투수들이 힘을 더 써서 던질까봐 걱정을 한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더 지켜보려고 서 있는다. 내가 본다고 부담을 느낀다면 마운드에서 어떻게 던지겠나. 이런 부담을 견디고 이겨내는 선수가 기회를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두산 베어스 박신지 ⓒ 두산 베어스
어린 선수들은 의욕이 앞서 보이면 농담을 한마디씩 던져서 조절해줬다. 김 감독은 박신지가 비장한 표정으로 있는 힘껏 공을 던지자 "(박)신지야! 두산 마운드를 이끌겠다는 생각으로 던지지마. 웃으면서 던져"라고 말하며 껄껄 웃었다. 그러자 박신지도 긴장이 조금 풀렸는지 씩 웃었다. 

김 감독은 박신지 옆에 있던 배창현에게는 "자신감이 1000%는 되는 것 같다. 아주 좋다"고 말하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너무 힘이 들어가 투구 뒤 멈추지 못하고 자꾸 쓰러지자 "너무 힘 쓰지 말라"고 조언해 주기도 했다.

김 감독은 "이번 캠프는 중간 투수들을 중점적으로 보려고 했다. 최대성, 윤수호 등이 눈에 띄게 좋아진 게 보인다. 다들 잘하고 있다"며 엄지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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