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오슝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정성종은 빠른 공으로 양상문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에게 어필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지난해 막바지 부산 사직구장에선 작은 '울림'이 있었다. 신인 정성종이 강백호를 상대로 던진 공은 전광판에 시속 150km, 150km를 연속해서 찍었다. 3번째 공은 더 빨라져 시속 151km를 전광판에 띄웠다.

지난 9일 롯데 1차 스프링캠프지인 가오슝에서 만난 정성종은 그때를 떠올리며 "내가 생각해도 가장 만족스러웠던 공"이라며 웃었다.

'150'은 투수에게 꿈의 숫자이자 투수를 설명할 수 있는 최고의 수식어. 정성종은 고등학교 때까지 방망이를 잡았다가 인하대학교에 진학하면서 투수로 전향했는데 구속이 150km를 넘어가면서 스카우트들을 모았다. 2017년 열린 드래프트에서 롯데는 2라운드 2번째로 정성종을 호명했다. 대졸 선수 중에선 가장 빠른 순번이었다. 대졸 선수들이 갈수록 프로에 진출할 수 있는 문이 좁아지는 상황이라 더 눈길을 끈 결정이었다. 롯데 스카우트진은 "1차지명감 선수를 2라운드에 뽑았다"고 만족해했다.

프로 진출 첫해였던 지난 시즌 정성종은 많은 기회를 못 받았다. 불과 19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강백호에게 던졌을 때처럼 그의 강속구는 롯데를 들썩이게 하기 충분했다. 평균 구속이 시속 147.2km로 리그 전체 투수 중 16위에 해당하며 최고 구속은 시속 153km까지 나왔다. 투수 경력이 짧아 싱싱한 어깨도 장점이다.

"패스트볼은 자신 있다"고 말한 정성종은 그렇다면 '패스트볼이 어느정도 수준이 되는 것 같느냐'고 묻자 잠시 고민하더니 "팀 내에선 (장)시환이 형 공에 못 미치지만 리그에서 보면 중상급은 된다고 생각한다"고 웃었다.

2군에서 출발했던 지난해와 달리 1군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정성종은 양상문 신임 감독을 비롯해 1군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앞에서 매력적인 패스트볼을 자랑하고 있다. 민병헌은 정성종을 옆에 두고 "공이 정말 좋다. 잘 던질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주형광 투수 코치는 "정성종은 패스트볼은 정말 힘이 있다"고 칭찬하면서도 "패스트볼을 던질 때와 변화구를 던질 때 투구 폼 차이가 아직 있다. 현재 변화구를 집중적으로 가다듬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성종은 "패스트볼은 확실히 자신 있지만 지난해 프로에서 첫 번째 시즌을 보내면서 변화구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커브, 슬라이더, 특히 체인지업을 집중하고 있다. 서클 체인지업은 다른 변화구와 다르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 던질 수 있어서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경은과 이명우 등 지난해 1군 투수가 빠진 롯데는 스프링캠프에서 투수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 5선발을 찾고 있는 양 감독은 후보를 말할 때마다 정성종을 빼놓지 않고 언급했다. 주 코치는 "패스트볼만큼은 뛰어나기 때문에 불펜이 적합해 보이긴 하다"며 "어쨌든 중간이든 선발이든 여러모로 쓰임새가 있을 것 같다"고 중용을 예고했다.

정성종은 "선발 후보가 많아서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꼭 하고 싶다. 선발을 하고 싶다"며 "기대해도 좋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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