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민.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정철우 기자]KBO리그 스프링캠프가 이제 막 열흘을 넘어가고 있다. 이번 캠프에서는 이전과는 또 다른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조기 귀국 릴레이가 그것이다.

열흘은 선수를 판단하기에 매우 짧은 기간이다. 그러나 코칭스태프의 기다림은 이전보다 더 짧아졌다. 짧은 기간 확실한 경기력을 보여 주지 못하면 한국행, 또는 2군행 비행기를 타야 한다.

KIA는 마무리 후보였던 김세현을 가장 먼저 한국으로 보냈고 어깨 부상이 낫지 않고 있는 윤석민도 한국행 비행기에 탑승해야 했다.

한화도 좌완 기대주 김범수를 비롯한 5명의 선수를 각각 2군 캠프지인 일본 고치와 한국으로 보냈다.

두산도 포수 요원 중 한 명이었던 박유연을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부상이 있는 선수들도 있지만 몸 상태가 준비가 덜 된 선수들의 이름도 꽤 있었다. 이전에는 부상 선수들도 따듯한 곳에서 재활을 한다는 명목으로 같이 가는 경우가 더러 있었지만 최근 흐름은 다르다. 부상 선수는 확실히 분리해서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느껴지고 있다.

선수협과 KBO의 합의에 따라 캠프 기간이 단축된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보통 1월 중순이면 시작되던 캠프가 이제는 일제히 2월1일 문을 열고 있다.

그만큼 캠프는 실전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KIA가 캠프 첫날부터 미니 청백전을 치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한화도 이전 같았으면 대단히 이른 시기인 11일 첫 연습 경기를 가졌다.

캠프 기간이 짧아지면서 몸을 만들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캠프는 초반은 몸을 만드는 데 활용하고 중반 이후 서서히 실전에 들어가던 이전의 여유 있는 풍경은 이제 사라졌다.

그만큼 비활동 기간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게 됐다. 비활동 기간인 12월과 1월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수 밖에 없다.

몸을 만드는 것은 비활동 기간의 자율 훈련에 맡기고 캠프는 곧바로 실전과 같은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 새로운 트렌드다.

자율적인 훈련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선수들 책임감도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2월과 1월을 따뜻한 곳에서 지내며 훈련할 수 있는 고연봉 선수들과 그런 여유가 없는 저연봉 선수들이 차이가 더 크게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꼭 해외에 나가야 훈련 집중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래도 추운 겨울의 국내 훈련은 제약이 많을 수 밖에 없다.

2월1일 캠프가 일상화되면서 구단과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에게 더욱 매서운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앞으로 조기 탈락자들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는 이유다. 비활동 기간의 중요성도 그와 비례해서 높아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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