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 답답하네" 사리 감독.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분노한 팬들과 달리 축구 전문가들은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을 옹호한다. 전문가들이 감독 교체를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첼시는 11일 오전 1시(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시즌 프리미어리그 26라운드 맨시티 원정 경기에서 0-6으로 졌다.

마우리치오 사리 감독의 전술적 패배로 여겨졌다. 사리 감독의 축구는 '사리볼'로 불리며 특별한 색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았다. 짧은 패스를 바탕으로 점유율을 높이고 수비 라인을 높게 유지한다. 전방부터 빠르게 수비해 역습을 제어하고, 상대 빌드업과 공격 전개의 완성도를 떨어뜨린다. 에덴 아자르에 기댄 공격 전개, 패스 수는 많지만 효율이 떨어지는 조르지뉴 기용, 캉테의 전진 배치 등이 전술적 문제로 꼽혔다. 고집스러운 베스트11 기용으로 선수들 체력 관리도 어렵다는 지적도 따랐다.

전례 없는 대패에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영국 일간지 '익스프레스'에 따르면 맨시티전 이후 첼시 팬들은 각종 채널을 통해 "우리는 충분히 참았다. 이제 사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 "우리는 사리를 경질할 수 있다", "제발 사리 감독을 경질해"라며 의견을 제시했다.

"사리 감독이 하려는 것을 정확히 안다. 그와 같은 사람들, 이런 종류의 경기는 언제나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그들은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우리를 이겼고, 지난 시즌 나폴리를 상대할 때도 정말 어려웠다. 지난 맞대결들에서 때때로 사리의 팀이 더 잘했다," - 과르디올라 감독

하지만 사리 감독을 바라보는 다른 시각도 있다. 직접 맞대결을 펼친 주제프 과르디올라 감독이 사리 감독을 옹호했다.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리 감독은 이제 반 시즌 첼시의 지휘봉을 쥐었다. 더구나 이적 시장도 2번만 보냈다. 마테오 코바치치, 곤살로 이과인을 임대하고 조르지뉴를 영입했을 뿐이다. 전술을 팀에 녹일 시간도 부족했고, 입맛에 맞는 선수들을 영입하지도 못했다. 

"사람들은 어떤 것을 해내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지 못한다. 나의 첫 해도 어렵긴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필요하다. 구단주와 책임자들의 신뢰에 달린 문제다." - 과르디올라 감독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험이 녹아든 생각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 부임한 첫 번째 시즌인 2016-17시즌 무관으로 대회를 마감했다. 수비진이 전체적으로 노쇠화해 발이 느려져, 높은 라인을 유지할 수 없었다. 공격 전개에서도 기술과 영리한 축구 지능이 중요한데, 여기에 걸맞지 않는 선수들도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한 시즌 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선수들을 보강하고 자신의 색을 확실히 입혔다. 그 결과는 2017-18시즌의 '승점 100점' 우승이었다.

영국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는 네빌의 목소리도 마찬가지다. 그는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가 알렉스 퍼거슨 감독과 전성기를 연 1990년대 초반부터 붙박이 수비수로 활약하며 프리미어리그만 12번 우승한 전설적 수비수다.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75~80% 점유율을 기록하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스타일에 자극을 받았다고들 한다. 첼시는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었다. 과거에도 그들은 감독들을 바꿨다. 스콜라리, 빌라스 보아스. 이번엔 사리와 계속 갈까?" - 네빌

네빌 역시 '시간 부족'을 이유로 꼽는다. 그간 첼시는 단단한 수비 조직과 역습 전개로 승리를 따냈다. 2차례 팀을 맡아 모두 3번의 리그 우승을 만든 주제 무리뉴 감독, 2016-17시즌 리그 우승을 거둔 안토니오 콘테 감독 모두 비슷한 특징을 가졌다. 

반면 첼시는 루이스 스콜라리, 안드레 빌라스 보아스 등 공격적인 색채를 보이려고 했던 감독들은 모두 단명하고 말았다.

네빌은 "구단주가 정말로 높은 수준의 축구를 원한다면 변화를 통해 살아남아야 한다. 지금 흔들릴 때가 아니다. 첼시가 정말로 장기적 측면에서 공격적인 축구로 변하려는 의도가 있다면 감독을 유지해야 한다. 전에 일어났던 일들을 반복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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