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합격투기 데뷔 22년째를 맞은 백전노장 앤더슨 실바(사진)가 이스라엘 아데산야를 향해 덕담을 건넸다.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앤더슨 실바(43, 브라질)는 유쾌했다.

패한 선수 같지 않았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도 여유가 넘쳤다. 익살스런 제스처로 "카메라는 어디 있느냐"며 기자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자신을 꺾은 열네 살 어린 파이터를 향해서 덕담을 건넸다. 거대한 격투 재능이 있으니 "엉뚱한 데 한눈 팔지 않고 우직하게 한길을 걸으면" 밝은 미래가 있을 거라고 했다.

실바는 지난 10일(한국 시간)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UFC 234 메인이벤트에서 이스라엘 아데산야(29, 나이지리아)에게 3라운드 종료 만장일치 판정패했다. 레프리 3인 가운데 단 한 명의 마음도 뺏지 못했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좋은 경기력으로 경기장을 들썩이게 했다. 실바 건재론과 아데산야 거품론이 함께 일 정도로 호평 받았다. 

여기에 적절한 도발 몸짓과 화려한 더킹, 날카로운 뒷손 공격으로 보는 재미까지 더했다. 승패가 갈린 뒤엔 서로에게 큰절을 주고받는 멋진 매너를 보여줘 호주 팬들을 열광하게 했다.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기자회견장에서도 그랬다. 블랙 앤드 화이트 도트 자켓과 브이선 선글라스로 한껏 멋을 낸 실바는 아데산야를 향해 칭찬부터 쏟아냈다.

"그 녀석은 정말 빠르다. 아직도 (스물아홉 살로) 젊고 지금처럼 꾸준히 기량을 연마한다면 곧 밝은 미래를 맞을 것이다. 3라운드 종료 공이 울린 뒤 한마디 했다. '중요한 목표에서 벗어나지 마라. 우직하게 한길만 가라. 엄청난 재능을 낭비하는 멍청한 짓만 안 하면 넌 위대한 파이터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이 백전노장은 '세대'를 언급했다. 서로 다른 두 세대 파이터가 한곳에서 만나 멋진 파이팅 쇼를 펼쳤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꼈다. "(싸움에서 졌지만) 지금 난 정말 행복하다"는 말을 힘 있게 뱉었다.

이어 "아데산야가 보인 도전의식에 나 역시 좋은 영감을 받았다. 케이지 안에서 이런 기분을 느낀 건 꽤 오랜만이다. 그 녀석을 존경한다. 종합격투기에서 위대한 남자가 되기를. 또 머지않아 미들급 챔피언에도 오르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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