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지노 출입으로 물의를 빚은 차우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평화로운 스프링캠프 도중 난데없이 도박이 이슈로 떠올랐다. 2015년 이른바 ‘마카오 사태’가 다시 소환된 가운데 당시처럼 중징계로 이어질 가능성은 적다는 전망도 나온다.

LG 구단은 최근 야구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퍼진 소속 선수 카지노 방문을 12일 인정했다. 차우찬 심수창 오지환 임찬규가 휴식일 저녁식사 후 쇼핑몰 내 카지노를 방문했다는 것이다. 네 선수는 카지노를 즐기는 사진이 인터넷상에 퍼져 물의를 빚었다.

LG는 “구단에서 엄중경고했으며, 선수단 자체 징계를 예정하고 있다”면서도 거액 베팅설은 반박했다. LG 설명에 따르면 한 선수가 500호주달러(약 40만 원)로 30~40분 정도 게임을 했으며, 나머지 선수들은 이보다 액수가 더 적었다는 것이다. 상습적 방문설도 선을 그었다. 일시적인 오락 수준이었다는 해명이다.

KBO(한국야구위원회)도 경위서를 요청하는 등 자체 수사에 착수했다. 2015년 말 당시 슈퍼스타였던 오승환 임창용이 마카오에서 원정도박을 하다 적발돼 큰 논란이 있었다. 그 후 선수들 도박 문제가 불거진 적은 없으나 이번 LG 사례로 악몽이 되살아난 셈이다.

형법 제246조에 따르면 한국 국적을 소지한 자가 해외 카지노 등 도박장에서 게임을 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법이다. 1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단서가 있다. 일시오락에 불과한 경우는 예외로 한다는 규정이다. 많은 관광객이 재미 삼아 소액으로 카지노를 즐기지만, 이것을 매번 처벌하지 않는 것도 이 조항과 연관이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 조항과 연관된 것으로 도박 규모와 상습성을 뽑는다. 도박 규모는 법원에서 사회적 신분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판단을 내린다. 같은 금액이라도 처벌은 달라질 수 있다.

마카오 사태는 문제가 이번보다 컸었다. 카지노 정킷방(현지 카지노에 보증금을 주고 빌린 VIP룸)에서 바카라 도박을 했다. 판돈 액수도 전체로 따지면 수천만 원에 달했다. 당시 검찰 조사 결과 수억 원의 칩을 빌려 4천만 원 정도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습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으나 국민 정서상 금액이 ‘오락’이 아닌 ‘도박’이라고 느낄 만큼 컸다.

다만 당시 검찰도 정식 재판까지 가지 않고 ‘약식기소’ 처분을 내렸다. 재판으로 가는 진짜 ‘도박꾼’들 만큼의 액수는 아니었고, 상습성을 입증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벌금 700만 원으로 끝났다. 전례 없는 일에 KBO도 징계 수위를 놓고 고민했다. 들끓는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KBO는 72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로 사태를 마무리했다.

그렇다면 이번 LG 사태는 어떨까. 프로야구 선수라는 공인 신분이 있기는 하지만, 40만 원 베팅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형사처벌까지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인 시선이다. 그 정도면 일시오락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KBO는 사법기관의 처벌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만약 네 선수가 오승환 임창용 수준의 처벌을 받는다면 전례에 따라 72경기 출전 정지를 주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사법기관에서 굳이 처벌하지 않을 경우 징계 수위는 이보다 훨씬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 KBO 징계 수위는 사법기관 판단이 끝난 뒤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도의적인 비난과 징계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특히 KBO는 전지훈련 출발 전 선수들에게 ‘품위’와 관련한 공문까지 돌렸다. 경위야 어쨌든 선수들이 이를 어긴 셈이 됐으니 그냥 넘어가기는 어렵다는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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