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를로스 아수아헤 ⓒ롯데 자이언츠

[스포티비뉴스=가오슝(대만), 김건일 기자] 팬그래프닷컴은 2017년 카를로스 아수아헤를 샌디에이고 랭킹 11위로 유망주로 평가했다. 아수아헤는 2017년 89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도 79경기에 나섰다. 2019년 이제 27세. 향후 몇 년은 메이저리그에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시기였다.

이번 겨울 샌디에이고에서 지명할당 됐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텍사스가 그를 찾았다. 발이 빠르고 수비력이 좋아 최소 대수비 또는 대수비 요원을 맡길 수 있을 만큼 활용 가치가 컸다. 베이스볼 레퍼런스는 2019년 아수아헤를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바라봤다. 343타석에 들어서 홈런 6개 타율 0.240 OPS 0.664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아수아헤가 입은 유니폼은 텍사스가 아니라 바다 건너 KBO리그 롯데다. 아수아헤는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난 부양해야 할 가족이 있다. 미국에선 한국에서 제안한 금액보다 많은 돈을 못 받기 때문에 한국으로 왔다"고 했다.

아수아헤가 롯데와 계약한 금액은 55만100달러로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받았던 55만1000달러(메이저리그 최저 연봉)와 거의 같다. KBO가 이번 시즌에 도입한 100만 달러 상한제 규정에다가 텍사스에 이적료를 지급해야 해서 상대적으로 연봉이 낮다. 하지만 재계약을 할 경우엔 상한선이 없어 최대 192만 달러를 받는 조시 린드블럼처럼 '돈방석'을 기대할 수 있다.  

▲ 샌디에이고에서 함께 했던 아수아헤(가운데)와 윌 마이어스(오른쪽).

아수아헤가 미국을 떠나 KBO리그에 오기를 결정하기까지 또 하나 친구와 이별이 걱정이었다. 아수아헤는 "가장 친했던 윌 마이어스와 떨어지기 아쉬워서 한국행 결정이 솔직히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마이어스는 샌디에이고 주전 외야수로 2015년 탬파베이에서 샌디에이고로 옮기면서 아수아헤를 만났다. 마이너리그와 메이저리그에서 함께 하며 친분을 쌓았다. 지난해 아수아헤가 게임 방송을 하고 있을 때 방송이 켜진 줄 몰랐던 마이어스가 감독을 욕했다가 시청자들에게 발각된 해프닝도 있다.

아수아헤는 마이어스를 찾아 한국에 가야 할지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놀랍게도 마이어스가 한국에 가라고 지지했다.

"당시 난 가족을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메이저리그를 포기해야 할지) 현실적인 문제로 어려웠다. 그런데 마이어스가 전폭적인 지지를 해줬다.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지만 마이어스가 한국행에 여러 조언과 응원을 해 주면서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아수아헤에겐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 손아섭은 아수아헤에게 적극적으로 장난을 치는가 하면 민병헌은 아수아헤를 가오슝에 있는 삼겹살집에 데려갔다. 덕분에 아수아헤도 더그아웃에서 분위기메이커가 됐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아수아헤는 정말 밝다. 덕분에 라커룸 분위기도 좋아졌다"고 흐뭇해했다.

아수아헤는 "아수라고 부르기도 하고 수아라고 부르기도 하고 편한 대로 부르는 것 같다"며 "굳이 꼽자면 민병헌과 가장 친하다. 밥을 먹어서 이야기도 나누고 하다 보니 친근해졌다. 새로운 문화에 적응할 수 있도록 선수단 모두가 잘해준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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