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철 감독이 금지령을 내린 KT는 카지노 논란에서 자유로울 것이라 자신하고 있다 ⓒKT 위즈
[스포티비뉴스=브래든턴(미 플로리다주), 김태우 기자] 프로야구 전지훈련이 LG 몇몇 선수의 카지노 출입으로 시끄러워졌다. 미국을 훈련지로 쓰고 있는 4개 팀은 여유 속에 긴장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LG는 12일 소속 선수 4명이 휴식일에 카지노에 출입, 소액으로 게임을 즐긴 것을 시인했다. LG는 해당 선수들에 엄중경고함은 물론 자체 징계도 고려하고 있다. LG 구단 발표에 따르면 선수들의 베팅 금액은 최대 40만 원 수준이다. 형사처벌을 받을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KBO(한국야구위원회)가 추진하는 ‘클린베이스볼’ 정신에 어긋난다는 점에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LG 전지훈련지인 호주와 마찬가지로 미국 또한 카지노에 노출된 환경이다. 현재 미국에는 애리조나주에 3개 팀(키움·KT·NC), 그리고 플로리다에 1개 팀(SK)이 캠프를 차리고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카지노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는 환경이다. 구단이 선수 개개인의 동선을 모두 파악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일단 여유가 읽힌다. KT가 대표적인 팀이다. KT는 이강철 신임 감독이 캠프 첫날 ‘카지노 금지령’을 내렸다. 이 감독은 지난 1월 신년하례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카지노는 훈련 집중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부정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KT 관계자는 “감독님은 물론 주장(유한준)도 선수단에 강하게 이야기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SK도 KT와 비슷하다. 염경엽 감독은 키움 감독 시절부터 선수들의 카지노 및 파친코 출입을 제한한 지도자다. SK에서도 단장 재직 당시 선수단에 ‘파친코 금지령’을 내렸던 기억이 있다. 코칭스태프도 예외가 없었다. 일본에서 감독 생활을 한 트레이 힐만 감독 또한 "담배 냄새가 싫어 가지 않는다"고 힘을 보탰다. 감독이 된 올해에도 이 규정은 그대로 이어진다.

염 감독은 “전날 돈을 잃은 선수들이 다음 날 훈련에서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을 자주 봤다. 당사자는 물론 다른 선수들까지 정신이 다른 곳에 팔린다. 훈련 분위기를 망친다”고 이유를 설명했었다. 또한 전지훈련지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는 이렇다 할 카지노 시설이 없다. 어쩌면 환경 자체가 사고를 방지하는 셈이다.

키움도 염 감독 시절부터 카지노에 가지 않는 것이 팀 문화로 자리 잡은 팀이다. NC 또한 “휴식일에 선수들은 쇼핑몰에 가거나 푹 쉬거나, 둘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서 카지노에 출입하는 선수가 없다고 밝혔다.

한 구단 관계자는 “LG 쪽에서 사건이 터져 선수들이 아예 구설수를 만들지 않으려고 할 것 같다. 카지노에 가는 선수는 없을 것”이라면서 “구단에서 특별히 추가 교육을 하거나 지침을 내리지 않아도 선수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전지훈련지 사건·사고에 경각심을 불어넣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선수단 관리에 더 신경을 쓸 것이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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