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배한 맨유의 씁쓸한 퇴장
[스포티비뉴스=유현태 기자] "파리생제르맹의 경험과 클래스가 빛났다. 반면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의 안일한 대응과 팀의 한계를 볼 수 있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

맨유는 13일(한국 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올드트래포드에서 열린 2018-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파리 생제르맹(PSG)에 0-2로 완패했다.

맨유는 11경기 무패 행진했던 그 자신감대로 경기에 나섰다. 반면 프랑스 챔피언 PSG는 맨유의 약점에 맞춰 경기를 준비했다. 개인 기량, 조직력, 대응 전략까지 PSG의 우위였다.


◆ '임시 감독' 솔샤르 vs '준비한' 투헬

"톰 팀의 수준을 직접 체크했다. 이런 수준의 경기를 최근 치르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우리가 배워야 할 경기였다." -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솔샤르 감독의 말대로 '톱팀'과 경쟁은 맨유에 익숙하지 않다. 솔샤르 감독은 지난 12월 지휘봉을 잡았다. 11경기에서 10승 1무를 거뒀다. 이 가운데 토트넘, 아스널 정도를 제외하면 상대적 약팀과 경기하며 거둔 성과다. 리그에서 토트넘(1-0 승), FA컵에서 아스널(3-1 승)을 이기면서 우승을 다툴 수 있는 가능성을 입증했다. 솔샤르 감독은 11경기에서 성공을 거둔 그 방식 그대로 경기에 나섰다. 전방부터 압박하고 속도를 살린 공격을 펼치려고 했다. 상대가 수비적으로 내려설 땐 폴 포그바의 능력에 기대를 걸었다.

반면 투헬 감독은 충분히 팀을 조련할 시간이 있었다. 선수들이 포지션을 유기적으로 옮기면서 주도권을 잡고, 간결한 패스 전개로 속도를 살린 공격을 전개한다. 투헬 감독은 자신의 색을 유지하는 동시에 맨유에 맞춘 전술적 대응을 펼쳤다. 네이마르, 에딘손 카바니, 토마 뫼니에가 부상으로 이탈하고도 좋은 경기력을 낸 배경이다.

◆ 경험과 기량, 조직력 차이

"사람들이 두려워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 물론 네이마르는 정말 중요하고 카바니도 엄청난 선수다. 하지만 축구는 피치에서 벌어진다. 우리가 그것을 오늘 보여줬다. 두려워하지 말자. 우리는 강하다." - 음바페

전 맨유 수비수 리오 퍼디난드는 'BT스포츠'에 출연해 "PSG는 맨유 보다 한 수 위였다(This PSG team is just a level up). 맨유는 현실을 확인했을 것이다. 맨유는 어떤 공격도 못 했다. PSG는 네이마르와 카바니 없이 승리했다”라고 평가했다.

핵심 선수가 이탈했지만 PSG의 선수들의 경기력이 절대적으로 위였다. 앙헬 디 마리아와 킬리안 음바페는 번번이 애슐리 영을 이겼다. 최전방 스리톱의 압박에도 잘 훈련된 PSG의 선수들은 당황하지 않았다.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마르코 베라티는 7.2%의 점유율과 경기에서 가장 많은 75회 패스 수, 93%의 높은 패스 성공률을 보였다.

마티치 역시 "행복하지 않지만 팀이 자랑스럽다. 우리는 몇 차례 좋은 축구를 했고 좋은 기회도 만들었다"면서도 "보완해야 할 몇몇 세부 사항이 있었다. 빅클럽이라면 이런 기회를 활용한다"며 경기력 차이를 인정했다.

▲ 맨유(왼쪽)와 PSG의 경기 중 선수 배치. 스리백 형태를 띤 PSG 수비진. ⓒ후스코어드닷컴

◆ PSG '하이브리드' 수비 전술

투헬 감독과 PSG는 맨유의 전방 압박에 그리 부담감을 느끼지 않았다. 빌드업 때 프리스넬 킴펨베-치아구 실바-틸로 케러가 후방에 스리백 형태를 보였다. 왼쪽 수비수 후안 베르나트가 측면으로 넓게 그리고 전방으로 전진하고, 오른쪽 윙어 다니 알베스가 후방으로 깊이 내려오면서 좌우 공간을 확보했다. 여기에 '수비형 미드필더' 마르키뉴스와 마르코 베라티가 빌드업에 관여했다. 빌드업에 가담한 선수의 수가 많았다. 맨유의 3명 공격수의 압박은 번번이 효과를 보지 못했다.

사실상 스리백을 두고 필드플레이어 7명이 앞에서 경기한 효과는 전방 압박으로도 나타났다. PSG는 공격이 차단됐을 때 물러나지 않고 수비를 펼치면서 맨유의 부정확한 패스를 유도했다.

맨유가 주도권을 안정적으로 높일 땐 베르나트가 수비적으로 내려와 포백 형태로 페널티박스를 집중적으로 방어했다. 여기에 중앙 수비수로 활약했던 마르키뉴스가 페널티박스 안 수비에 도움을 주면서 안정감을 더했다. 다양한 상황에 맞춰 선수들의 배치를 바꾸면서 대응했다.

▲ 음바페 SWAG

◆ 음바페

"투헬 감독은 내게 공을 받으러 평소보다 자주 내려오지 말라고 지시했다. 내가 수비 뒤를 노려야 하기 때문에 깊이 내려오지 말라고 말했다. 새로 해보는 움직임이라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배우고 있고, 내가 득점하고 2-0으로 승리했다." - 음바페

음바페는 평소와 달리 최전방에서 뛰었다. 네이마르와 카바니가 없는 상황에서 해결사가 돼야 했다. 투헬 감독은 음바페가 맨유 수비수 뒤를 노리도록 지시했다. 맨유가 전방 압박을 강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압박만 풀어낸다면 맨유 포백 뒤에 넓은 공간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음바페는 빠른 발을 살려 공격을 이끌었다. 음바페는 가장 많은 4차례 슈팅을 기록하며 팀의 두 번째 골까지 기록했다.

맨유는 이번 경기에서 무려 6장의 경고를 받았다. 이 가운데 음바페가 얻어낸 것이 무려 3장. 애슐리 영, 빅토르 린델뢰프, 안데르 에레라까지 모두 음바페의 영리한 퍼스트 터치와 속도를 제어하려다가 반칙을 저질렀다.

◆ 마르키뉴스

마르키뉴스는 포그바를 잡는 임무를 맡았다. 포그바가 가장 위협적인 힘을 발휘하는 수비와 미드필더 사이 공간에서 마르키뉴스가 빛났다. 중앙 수비수답게 뛰어난 수비력을 발휘하면서 포그바를 측면과 후방으로 밀어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이 제공하는 통계에 따르면 포그바는 전체 점유율 가운데 3.9%만 기록했다. 네마냐 마티치(6.2%), 안데르 에레라(5.4%)에 비해 영향력이 크게 떨어졌다. 공격진들 역시 모두 2%가 되지 않는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살아나지 못했다. 경기가 풀리지 않자 포그바의 개인 플레이가 늘었다. 두 번의 경고를 받아 퇴장을 받은 것은 포그바가 답답했다는 하나의 증거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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