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현은 다음 달 2일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리는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예선 토너먼트 8강전에서 브라질 블랙 벨트 오스발도 모이징뇨와 대결한다. ⓒ스파이더 코리아 제공

[스포티비뉴스=이교덕 격투기 전문 기자] "이기거나 배우거나(Win or learn)." 브라질리안 주짓수계에 널리 퍼져 있는 격언이다. 패배에서도 성장할 수 있으니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뜻.

이상현은 이 마음가짐으로 지난해 2월 스파이더 인비테이셔널 브라질리언 주짓수 챔피언십(이하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예선 토너먼트에 출전했다.

"패배의 두려움은 누구나 갖고 있다. 국내에서 지는 건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신경 쓰지 않는다. 이기든 지든, 배울 수 있으니까"라는 출사표를 던졌다.

이상현은 이겼다. 그리고 배웠다.

76kg초과급 8강전에서 중국의 블랙 벨트 두윤라이를 초크로 꺾었고, 브라질 고수들에겐 서브미션으로 무릎을 꿇었다.

준결승전에서 카이난 두아르테에게 니바로, 3·4위 결정전에서 빅터 휴고에게 초크로 패해 3위까지 받는 본선 진출권을 아쉽게 놓쳤다.

이상현은 지난달 31일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예선 토너먼트를 떠올리며 웃었다.

"카이난 두아르테는 진짜 레벨이 좀 다르더라. 정말 힘들었다. 빅터 휴고에게는 어드밴티지로 이길 수 있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 스윕을 당할 뻔하다가 바로 몸을 뒤집어 자세를 회복했다. 그런데 외국 심판이 2점을 휴고에게 줘 정신적으로 흔들렸다. 결과가 어찌 됐든 주짓떼로로 한 뼘 더 클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강자와 대결은 늘 배울 게 많다."

이상현은 올해도 도전하기로 했다. 다음 달 2일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열리는 예선 토너먼트 8강전에서 브라질 블랙 벨트 오스발도 모이징뇨와 대결한다.

이번이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 세 번째 도전. 첫 결선 토너먼트 진출을 목표로 두고 있다.

올해 4회째를 맞는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은 다음 달 2일 예선과 오는 11월 결선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76kg급과 100kg급, 두 체급 총 16명 출전자 중 블랙 벨트만 10명에 이르는 수준 높은 국제 초청 대회로 명성이 자자하다.

76kg급 8강 토너먼트 ▶마테우스 루테스(브라질/브라운) vs 다니엘 새들러(브라질/퍼플) ▶아우구스토 멘데스(브라질/블랙) vs 루카스 로차(브라질/블랙) ▶마시아스 루나(브라질/브라운) vs 레비 존스(호주/블랙) ▶오스발도 모이징뇨(브라질/블랙) vs 이상현(대한민국/브라운).

100kg급 8강 토너먼트 ▶로베르토 지메네스(미국/브라운) vs 앤더슨 무니스(브라질/퍼플) ▶클라우디오 칼라산스(브라질/블랙) vs 마르코스 티노코(브라질/블랙) ▶티모시-마이클 스프릭스(미국/블랙) vs 럿슨 마테우스(브라질/블랙) ▶마테우스 디니즈(브라질/블랙) vs 김형철(대한민국/블랙).

예선에서 3위 안에 들어야 오는 11월 결선 토너먼트 진출권을 얻는다. 결선에선 주최사 스파이더 코리아가 초청하는 와일드카드 5명과 다시 8강 토너먼트를 펼친다. 끝까지 살아남으면 우승 상금 10만 달러를 손에 넣을 수 있다.

이상현은 두근두근하다. 처음으로 76kg급으로 몸무게를 낮춰 싸우는 것도 도전인 데다가 상대들도 보통이 아니어서다.

"첫 상대 오스발도 모이징뇨는 수비도 좋고 두뇌 플레이가 뛰어난 선수다. 나 역시 승리하기 위해 포인트 싸움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준결승전에 올라간다면 레비 존스와 대결을 기대한다. 이번 유러피안오픈 76kg급에서 문디알 연속 우승자 루카스 레프리를 잡고 우승할 정도로 기세가 좋다. 마시아스 루나도 힘이 엄청 강하다. 가장 강한 선수는 문디알 우승자 아우구스토 멘데스가 아닐까. 하나같이 세계 정상급이다. 고수들과 도복을 맞잡을 수 있어 가슴이 뛴다."

분명히 지난해와 달라진 것이 있다. 이상현은 이번 대회에 마음을 강하게 먹기로 했다. 배울 때 배우더라도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만큼은 '이기거나 배우거나'가 아니다. 기필코 이긴다는 생각으로 싸울 것이다. '이기거나 이기거나'다. 지난해에 비하면, 두 배는 강해졌다고 생각한다. 팀 루츠 합동 훈련, 공덕 합동 훈련, 영등포 존 프랭클 합동 훈련 등 나보다 강한 선수들과 실전에 준하는 스파링을 통해 실력을 가다듬었다. 무브랩과 함께 기능성 트레이닝도 진행했다. 유연성이 좋아지면서 근력도 끌어올렸다. 예전과 다른 경기력을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이상현은 스파이더 BJJ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올해 문디알, 팬암 등 큰 대회에도 문을 두드릴 생각이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다. 하나하나 도움을 받고 있다. 그게 가장 달라진 점이다. 도와주신 모든 분들을 위해서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고 다시 출사표를 던졌다. 

▲ 이상현은 "이번만큼은 이기거나 배우거나가 아니다. 기필코 이긴다는 생각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스파이더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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